[경상시론]인구 감소 시대에 울산이 나아갈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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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인구 감소 시대에 울산이 나아갈 길
  • 경상일보
  • 승인 2022.08.3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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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용주 한국은행 울산본부장

지난 5월 통계청이 발표한 시도별 장래인구추계(2020~2050년)에 따르면 2020년 대비 2050년 인구는 경기, 세종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특히 최근 울산의 인구는 2015년말을 정점으로 순유출이 심화되면서 계속 감소하고 있는 와중에, 2050년에는 부산, 대구와 함께 2020년 대비 25% 이상 크게 감소하는 지역으로 나타났다. 더 심각한 것은 실질적인 노동공급을 담당하며 경제의 기초체력이라고 평가받는 생산가능인구의 2020년 대비 2050년 감소율은 -50.6%로 전국 최고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울산지역 인구감소의 주요 요인은 출산율 하락도 있지만 과거 10년간 주력산업 부진에 따른 지역경기의 악화로 고용여건이 어려워지면서 인구유출이 심화된 까닭이 크다. 울산은 직업사유로 전입하는 인구 비중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지역인데, 고용유발효과가 큰 조선업을 비롯한 지역내 주요 제조업이 2010년 이후로 지속적으로 어려움을 겪은 탓에 일자리가 많이 줄어들었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국내 조선업 종사자수는 14년말 20만3000명을 정점으로 최근까지 꾸준히 감소해 21년말 기준 9만3000명으로 정점 대비 절반이상 감소했고 현대자동차도 최근 10년간 생산직 채용에 공백이 있었다. 이렇게 경기에 민감한 인구이동 변동은 비제조업 부문에도 영향을 미침으로써 지역경제에 추가적인 경기변동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편 울산의 낮은 정주여건도 인구유출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특히 교육, 여가, 의료 쪽에서 정주 인프라 부족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울산소재 대학은 양적, 질적으로 부족한 편이며 인구 10만명당 대학교 수는 0.3개로 타 지자체 대비 크게 낮다. 게다가, 종합대학은 울산대학교가 유일하고 국립대도 존재하지 않아 지역의 교육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 지역 내 학생들이 양질의 교육을 받을 기회가 적다. 이러한 부족한 교육여건으로 인해 울산지역의 학업연령층 전입자수 대비 전출자수 비율은 전국 최고수준이다.

또한, 국민여가활동조사 등에 따르면 여가 관련 서비스업 만족도는 전국 최하위 수준으로 문화균형지수도 문화활력촉진지역으로 분류되어 공급과 수요 확대를 위한 다양한 정책이 필요한 상황이고, 울산지역 인구 1000명당 의료기관 종사 의사 수는 2.4명(2021년)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 15위에 상급병원도 1곳에 불과하여 도시규모 대비 의료시설이 부족하다.

인구 유출의 속도를 늦추고 성장동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지자체, 기업 등이 협력해 종합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무엇보다도 기업들의 투자를 유치해 미래 지향적인 산업으로 전환하면서 양질의 일자리를 공급하고 지역경기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최근 현대자동차가 발표한 울산 내 전기차 공장 건립 및 신규인원 고용은 성장과 신산업 유치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긍정적 사례이며, 울산시의 기업투자유치와 개발제한 구역 해제 등을 통한 기업활동여건 개선 노력은 울산지역 내 신규투자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것이다. 한편 제조업 기반관련 산업 편중을 탈피해 울산지역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관광업 등의 서비스업을 발굴함으로써 산업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유도해 경기완충 작용 및 추가적인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도록 해야할 것이다.

아울러, 지역 내 주력산업과 연계해 UNIST처럼 특화되고 전국적인 경쟁력을 보유한 교육기관을 확대하고, 지역 맞춤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고 지역 맞춤인재를 양성해 인재양성에서 지역채용 및 정착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구축해야 한다. 또한, 의료서비스의 질적, 양적 향상을 위해 지역 의대 총원을 확대하면서 지역할당제를 강화하고 종합병원인 제2울산대병원 신설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이는 울산의 거주여건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키고 울산을 더욱 살기좋은 도시로 바꾸어나가게 될 것이다.

인구 감소의 흐름이 쉽게 전환되는 것이 아니다. 백년대계로 정책들을 수립하고 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위기를 맞아 잘못을 바로잡고 기울어 가는 나라를 바로 세운다는 ‘부위정경(扶危定傾)’이라는 말이 있듯이 장래인구추계를 예방주사 삼아 지금부터 미리 준비한다면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배용주 한국은행 울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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