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울산, 태화강 홍수로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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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울산, 태화강 홍수로 위험하다
  • 경상일보
  • 승인 2022.08.3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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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홍제 울산대 건설환경공학부 명예교수

태화강은 유역의 개발정도에 따라 삼호교를 기준으로 상류는 지방2급하천, 하류는 국가하천으로 구분되어 있었으나, 2020년 1월 삼호교상류가 국가하천으로 승격되면서 ‘태화강하천기본계획변경’을 진행 중이다. 지난 6월 주민공청회에서 제시된 태화강하천기본계획변경안에 따르면, 하천관리와 수리구조물 설계의 기본이 되는 확률강우량, 계획홍수량 및 홍수위가 크게 증가하여 현 태화강에 설치되어 있는 배수펌프시설용량과 제방 및 교량 등 제반 수리구조물의 홍수소통능력을 훨씬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적이었다.

국가하천 구간에 대한 태화강하천정비기본계획은 1987년 처음 수립됐다. 이때 결정된 100년빈도 강우량 336mm에 대한 홍수량 및 홍수위를 기준으로 신구시가지의 저지대 매립, 제방축조 및 둔치개발을 시행하고 우수관거 및 배수펌프시설 등을 설치하였으나, 현재까지 크게 개선된 바 없다. 그 결과 지속적인 도시개발과 기후변화에 따른 강우량 증가에 의해 홍수발생 및 침수피해 가능성이 높아졌다.

울산이 겪었던 대표적인 홍수 및 침수피해 사례를 보자. 1991년 태풍 글래디스시 시가지 대부분이 침수피해를 입었다. 하루 417mm의 강우량은 홍수소통능력을 초과해 홍수위를 높였기 때문이다. 2016년 태풍 차바시에는 설계치를 초과하는 1시간 104mm의 집중호우로 중구 태화동 일대를 비롯한 시가지 대부분이 심각한 침수피해를 겪었다. 혁신도시를 조성하면서 하류지역의 기존 우수관거와 배수펌프시설을 확장하거나 개선하지 않고, 잘못된 구조의 저류지들에만 의존하였던 것도 주요 원인이었다.

국가하천의 설계빈도가 200년으로 상향되면서 2007년과 2013년 태화강하천기본계획이 다시 수립됐다. 삼호교 기준 200년빈도 확률강우량과 계획홍수량은 각각 453.8mm, 3,044m3/s으로 상향 조정했다. 더욱이 현재 진행중인 태화강하천기본계획변경안에는 확률강우량이 466.3mm이고, 계획홍수량은 3810㎥/s로서 무려 25.2%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우량은 2.7%정도만 증가하였으나 설계기준 홍수량이 크게 증가한 이유는, 태화강유역 전반에 걸쳐 지속적인 도시개발로 인해 논밭이나 산림 등 비의 침투율이 높은 지역이 도로나 주거지 등 불투수지역으로 변한 것에 기인한다.

특히 이번에 재산정된 계획홍수량 및 계획홍수위를 이용해서 태화교를 비롯한 울산시의 주요한 교량과 제방의 홍수소통능력을 검토한 결과, 심각한 여유고 부족으로 교량을 개량하고 제방을 높여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도 태화강유역이 개발되기 전에도 태풍 글래디스시 태화강 범람으로 울산시가지 대부분이 침수피해를 겪었는데, 현재와 같이 유역전체가 개발이 이루어진 상태에서는 계획강우량은 고사하고, 글래디스보다 훨씬 적은 강우량에도 태화강 범람과 시가지의 심각한 침수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태풍 차바시 하루 266mm의 강우량에도 태화교의 수위가 한시간만에 위험수위에 도달하는 이례적 현상이 나타났었다.

따라서 이와같이 태화강 홍수와 시가지 침수피해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 상태에서는 LH가 추진중인 입암지역의 대단위 택지조성과 같은 개발행위는 최대한 억제돼야 한다. 오히려 대규모의 유수지나 지하저류지와 같은 홍수저감시설을 설치하거나, 사연댐과 대곡댐 및 대암댐의 홍수조절기능을 증대시킬 필요가 있다. 참고로 2007년 태화강유역종합치수계획 수립시 홍수저감대책을 위해 대암댐 3m 증고와 동천 2곳에 천변저류지 설치가 대안으로 결정된 바 있다.

결론적으로 기후변화에 의한 강우량 증가와 태화강유역 전반의 지속적인 개발로 인해 본류 및 지천들의 홍수량이 크게 증가하여 시가지전역이 심각한 침수피해 발생가능성에 직면해 있다. 기존의 모든 수리구조물과 수방시설에 대한 안전 점검과 보수보강이 필요하고, 저류지 등 홍수저감시설의 설치가 시급히 추진되어야 한다. 특히 시가지의 홍수와 침수피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반구대암각화보존을 위해 추진중인 사연댐 수위조절과 수문설치계획은 반드시 폐기돼야 한다.

조홍제 울산대 건설환경공학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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