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CEO포럼]변호사 시장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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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CEO포럼]변호사 시장의 변화
  • 경상일보
  • 승인 2022.09.0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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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준석 법무법인PK 변호사 본보 차세대CEO아카데미3기

최근 종영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드라마가 화제였다. 이 드라마는 서울 소재 대형 로펌 소속 변호사의 모습을 그리고 있지만, 변호사 업계에서는 극히 소수의 모습이다. 현대사회의 주요 패러다임들이 시대 상황에 맞게 급속도로 변해 가면서 변호사 시장도 크게 변모하고 있다.

기존에는 특정 지역만을 대상으로 한 개인 법률사무소가 대다수를 차지했고 법률 수요자들은 지인 소개 등 극히 제한된 정보로 개인 법률사무소를 찾았다. 그러다 보니 변호사의 실제 변호능력이 어떤지는 의뢰인들이 사건을 직접 맡겨보지 않은 이상 알 길이 없었다. 실제 능력과 상관없이 법원과 검찰 등에서 근무 후 사직한 전관 출신 변호사들이 인기가 많았다. 하지만 정작 의뢰인들은 사건을 맡긴 변호사를 쉽게 만나볼 수 없는 곳도 있었다. 사건에 대한 치밀한 분석, 의견서 작성 등 실무보다는 인적 네크워크로 사건을 해결하려는 전관 출신 변호사들도 있었음을 부정할 수 없고, 그것을 기대하고 사건을 맡기는 의뢰인들도 많았으며 현재도 없지 않다. 개인 사무실로 운영되다보니 의뢰인들의 니즈를 신속하게 해결할 수 없는 경우도 있었다.

요즘은 변호사들로 구성된 법률회사인 로펌(Law firm)이 대세다. 법률사무소의 운영방식이 좀 더 규모화, 시스템화 하면서 특정 도시에 국한되지 않고, 마치 대형마트처럼 같은 상호로 전국 수 개의 도시에 사무소를 두는 네트워크 방식 등 다양한 법무법인이 우후죽순 출현했다. 울산 역시 수년 전부터 네트워크 로펌들의 사무소들이 즐비해 있다. 이들의 무기는 인터넷 광고다. 어떤 네트워크 로펌의 경우 한달에 지출되는 인터넷 광고비가 약 8억이라고 한다. 오롯이 의뢰인들이 지급한 수임료가 원천이다. 더 나아가 최근 수사권 조정 이후엔 경찰 출신들을 대거 채용하여 사건 수임률을 높이려 하고 있다. 검찰, 법원 전관 출신들을 영입하여 인터넷 홈페이지 전면에 내세우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로펌들의 영업 범위가 너무나 넓고 경력이 상대적으로 풍부한 주된 변호사들은 서울에 집중되어 있다 보니, 지역별로 고품질의 균일한 법률서비스가 제대로 제공되지 않고 사건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불만을 품는 법률수요자들이 발생하고 있다.

인터넷 등의 발달로 변호사에 대한 정보가 좀 더 폭넓어지고 투명해지긴 했으나 여전히 소비자 입장에선 선별이 어렵다. 누구나 할 것 없이 다 스스로 일 잘한다고 인터넷에서 자랑하니 진위를 알 길이 없다. 건전한 법조윤리의식의 발달로 전관 출신 변호사의 인적 네크워크가 사건 해결에 큰 도움이 안돼서, 경력을 보고 선택하는 것도 무의미해졌다. 필자가 검사로 있을 당시 경험한 바에 의하면, 검찰 내부 처분 기준이 명확해지고 감사 시스템이 선진화되어 변호사들의 어두운 청탁이 있다고 하더라도 검사의 재량이 거의 없어 봐주고 싶어도 봐줄 수가 없어졌다.

결국 변호사 업무 역량의 핵심은 의뢰인의 니즈에 맞게 해결해 주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머리가 특출나게 좋아야 하는 것도, 센스가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풍부한 경험은 기본으로 하되 엉덩이가 무거워야 하고 적극적인 업무 태도가 중요하다. 어둡고 적막한 사무실에서 스탠드 등을 통해 밝혀진 사건기록을 일초라도 더 보면서 의뢰인의 이익에 부합하는 사항들을 찾아내고, 의뢰인과 직접, 그리고 많이 소통해야 한다.

문제는 의뢰인 입장에서 그런 변호사를 어떻게 찾느냐이다. 인터넷 광고에 현혹되거나, 지인의 소개만으로 변호사를 선택해서는 안 된다. 몇만원짜리 옷 한벌을 인터넷으로 구매할 때는 여러 쇼핑몰을 서핑해가며 엄선하는데, 거액의 선임료를 지출해야 하는 변호사 선임에는 왜 그만큼의 노력을 하지 않는가. 우선 인터넷 등을 통해 여러 변호사에 대한 사전 정보를 습득한 후, 발품을 팔아서 몇명의 변호사를 만나보는 것이 좋다. 내 사건을 처리할 변호사를 직접 대면하여 본인과 맞는지, 사건 해결을 위한 풍부한 경험과 객관적 능력이 있는지 등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시간과 정성을 들여야 한다. 그렇게 하다 보면 분명 본인에게 아주 적합한 변호사를 선별할 수 있다.

변준석 법무법인PK 변호사 본보 차세대CEO아카데미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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