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감탄(減炭)해서 감탄(感歎)하는 울산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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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감탄(減炭)해서 감탄(感歎)하는 울산으로
  • 경상일보
  • 승인 2022.09.0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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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해 울산시의회 환경복지위원장

“기후위기로 인해 사라져가는 북극곰을 살려주세요.” TV에서, 라디오에서, 버스에서 접하기 쉬운 광고다. 그런데, 기후변화로 위기에 처한 생명체가 북극곰뿐일까? 무너진 생태계 시스템은 전염병, 식량난, 물 부족, 기후난민, 대형산불은 물론 계층간 불평등 심화 등 인류에게 심각한 문제를 초래한다. 세계은행은 기후변화라는 한 가지 요인만으로도 2030년까지 1억명 이상이 극단적인 빈곤 상태에 내몰릴 것으로 예측하였으며, 세계보건기구는 2030년부터 2050년 사이 해마다 25만명이 폭염, 감염병, 해수 범람, 영양실조 등의 이유로 사망할 것이라 추계했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은 과일과 채소를 제대로 섭취하지 못한 저소득층이 2050년에 53만4000명 가량 숨질 것이라는 비극적인 전망을 내놓았으며, 대한민국도 즐겨 먹는 사과, 노지딸기, 배, 복숭아, 포도, 벼, 콩, 감자 등 작물 재배지와 수확량 감소를 피하기 어렵다.

공장이 몰려 있는 울산은 타 도시에 비해 기후위기의 근본 원인인 온실가스 배출량이 상대적으로 많을 수밖에 없다. 2018년 17개 지자체 중 울산의 온실가스 총 배출량은 8번째, 1인당 배출량은 3번째로 많았으며, 2019년 산업부문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은 17개 지자체 중 두번째, 7개 광역대도시 중 첫번째를 기록했다.

울산시는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하고, 탄소중립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2021년을 ‘2050 탄소중립도시 울산’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올해 7월 민선 8기 환경복지위원회의 첫 정책 조례로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 조례안을 제정했다. 이번 조례안이 울산의 온실가스 감축 및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기본 조례안인 만큼 온실가스 적응대책 및 탄소중립 지역사회로 이행과 확산을 위한 우리시의 세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으고, 신재생에너지 전환, 녹색건축물의 활성화사업, 친환경 자동차 보급 확대, 탄소흡수원 확충 등 세부적인 시책을 담아 조례안을 수정·가결했다.

그러나 탄소중립도시로 가기 위해서는 울산시의 정책과 노력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기업과 시민이 나서서 다 함께 동참해야만 가능하다. 이전에도 편의점에서 시행한 탄소캐쉬백과 울산시의 탄소포인트제가 있어 왔지만,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이 뒤따르지 못했고, 제도에 대한 홍보 부족, 심적 거리감으로 효과를 크게 거두지를 못했다. 그렇다면 개개인의 재미와 흥미를 유발해 유행처럼 자연스레 번지도록 만들면 어떨까? 예컨대 작년 서울에서는 ‘서울은 감탄해-탄소를 줄여요 캠페인’을 통해 탄소중립과 기후위기에 대한 시민공감대를 형성하고 실천문화를 확산하는데 앞장섰다. 그 중 ‘1인1감탄 챌린지’는 개인 컵 쓰기, 무포장 제품 구매하기 등 일상생활 속에서 탄소를 감량하는 행동을 이끌어 냈고 이를 SNS에 공유해 공기정화식물을 기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포털사이트 다음에서는 ‘감탄해 캠페인’을 통해 개인이 발생시키는 온실가스 총량인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방법을 게임으로 교육하고 추첨을 통해 참여자들에게 경품을 지급해 큰 호응을 얻었다.

울산시도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탄소중립을 위한 다양한 정책 개발이 시급하다. 시민들이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사업을 개발하고, 시민들이 실천했을 때 혜택이 눈에 보이게 한다면 그 효과는 더욱 좋을 것이다. 여기에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는 것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이상기온으로 인한 여러 가지 문제점을 미리 체험할 수 있는 환경체험관도 그 방법일 것이다. 올 여름 에어컨이 필요없던 영국 등 유럽의 국가들이 40도에 육박하는 이상기온으로 몸살을 앓았고, 알프스의 빙하들이 녹아내리고 있어, 더 이상 녹지 않도록 방수포로 덮는 기상천외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에게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이 길지 않다. 울산시는 물론 기업과 시민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탄소중립을 위해 노력해야만 한다. 우리 함께 감탄(減炭:탄소감축)해서 감탄(感歎)할만한 울산을 만들어보자!

이영해 울산시의회 환경복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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