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이슈]고물가·역대급 태풍…소상공인 “명절 대목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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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이슈]고물가·역대급 태풍…소상공인 “명절 대목 실종”
  • 권지혜
  • 승인 2022.09.0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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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을 앞둔 4일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시민들이 선물용과 제수용 과일을 고르고 있다. 김경우기자

고물가에 역대급 태풍인 힌남노까지 예고되면서 추석 대목을 앞둔 울산지역 소상공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맞는 첫 명절로 전통시장을 찾는 이들은 많았지만 비싼 물가 탓에 예년에 비해 판매량은 그리 많지 않다는 게 상인들의 푸념이다. 여기다 한창 대목인 시기에 태풍까지 예고되면서 준비해둔 물량을 서둘러 팔기위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손해를 보고 넘기는 경우까지 생기고 있다.

4일 오전 찾은 남구 농수산물도매시장. 가족단위로 시장을 찾은 시민들과 시장 안에 수북히 쌓인 물품들이 추석 대목을 실감하게 했다. 그러나 시장을 찾은 시민들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A(남구 삼산동)씨는 “지금 산 물량보다 더 사려고 했는데 가격이 너무 올라 많이 사지 못했다”며 “제사상에 올릴 최소한의 물량만 구입했다”고 토로했다.

B(남구 무거동)씨는 “평년 대비 짧은 명절에 제사상을 간소화하는데도 작년이랑 드는 돈이 비슷하다”며 “고물가에 살림살이가 더욱 팍팍해졌다”고 혀를 내찼다.

높은 물가 탓인지 상인과 소비자들이 가격을 흥정하는 모습이 예년보다 더욱 진지해 보였다.

채소를 판매하는 상인 C씨는 “최근 채솟값이 너무 올라 장사하기 힘들다”며 “채소를 사려다가도 가격표를 보고 다시 내려놓는 사람이 많다. 그럴때는 싼 가격에 판매를 하고 있다. 태풍이 오기 전 준비한 물량을 다 팔아야하는데 걱정이다”고 말했다.

남구 신정시장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줄어든 매출에 상인들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소비자들 역시 비싼 가격에 물건을 들어올렸다 내려놨다를 반복했다. 한켠에선 치솟은 가격으로 올해는 차례를 지내지 않고 넘겨야 겠다는 한숨 섞인 푸념도 들렸다.

신정시장에서 과일장사를 하는 D씨는 “작년에는 사과나 배 등 과일박스가 금세 빠졌지만 올해는 쌓이는게 눈에 보일 정도”라면서 “가뭄 여파에도 과일 상태는 괜찮은 편이지만 비싼 물가는 어찌할 방도가 없다”고 한탄했다.

유과나 쌀강정 원료의 경우 한달 동안 5번이나 가격이 오르는 등 원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이에 한 전통과자 판매 상인은 오르는 원가만큼 가격을 따라서 인상하지 못해 예년에 비해 매상이 반에 반 토막나기도 했다.

비싼 물가를 체감하기는 소비자들도 마찬가지다.

박성만(55·울산 남구)씨는 “30만원 정도면 여유롭게 차례상을 준비할 수 있었는데 올해는 더 쓰게 생겼다”며 “회사에서 지급받은 온누리상품권은 진작에 다 썼고 추가로 드는 비용은 울산페이로 지불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언재 신정시장 상인회장은 “온누리상품권을 사용하려는 사람들과 사단법인 한국수산회와 함께 진행하는 행사에 작년에 비해 손님이 늘긴 했다”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전통시장이 다시 활력을 되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권지혜기자·오상민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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