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철저한 대비로 힌남노 피해 최소화…국가정원 침수는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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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철저한 대비로 힌남노 피해 최소화…국가정원 침수는 과제
  • 경상일보
  • 승인 2022.09.0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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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민을 긴장과 불안으로 몰아넣었던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를 물러났다. 공식 관측소 기준 힌남노의 최대순간풍속은 28.5㎧였다. 울산지역 일 강수량은 6일 오후 5시 기준 110.4㎜였고, 울산 매곡동은 422.5㎜를 기록했다. 최근 10년간 5번째로 강한 태풍이었지만 다행히 울산에는 큰 피해를 남기지는 않았다. 울산시와 5개 구·군은 물론이고 지역 기업들, 중소상인들까지 철저하게 대비를 한 덕분이다.

일부 지역의 정전과 도로 파손, 가로수 뽑힘, 낙과 등의 크고 작은 사고가 있었으나 울산시민 모두가 걱정했던 태화강이 범람하지는 않았다. 최고수위가 5.01m까지 상승해 산책로 19.7㎞가 피해를 입는데 그쳤다. 6일 오후 2시 기준 태화강 수위는 2.47m로 평소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다. 2016년 차바 때 피해가 극심했던 태화시장도 별다른 비 피해 없이 오전 9시 추석맞이 대목장을 열었다. 울산시는 6일 비상 상황을 해제하고 빠르게 응급 복구 체제로 전환했다. 태화강 산책로는 추석 전인 8일까지 정비를 마치고 개통하겠다고 한다. 추석연휴기간 시민들과 고향을 찾은 방문객들을 위해 빠른 복구가 절실하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일은 인명피해 발생이다. 6일 오전 1시쯤 20대 남성이 울주군 남천교 아래 하천에 빠져 실종됐다. 정부와 지자체가 아무리 대비를 잘 한다고 해도 개인적 일탈로 인한 사고까지 막을 수는 없다. 안전에 대한 책임은 개인에게도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주지해야 한다. 개인의 일탈로 인한 사고는 공공의 비용을 허비하게 할 뿐 아니라 사고 예방력을 빼앗아가므로 또 다른 대형사고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태화강국가정원의 반복되는 침수도 고민거리다. 울산시는 국가정원 침수 저감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을 진행 중이다. 홍수방벽이나 차수벽 등 구조물 설치 안이 제시되고 있으나 자연환경의 인위적인 변화는 예측 불허의 결과를 낳을 수도 있으므로 신중해야 한다. 사실 국가정원은 둔치라는 공간의 특성상 비가 많이 오면 침수되는 것은 당연지사다. 오히려 침수를 가정하고 과도한 예산을 들인 화초 심기나 시설물 건립을 지양해야 한다. 큰 나무나 건축물 또는 시설물이 쓸려 떠내려가기라도 해서 다리에 손상을 입히게 되면 그 피해는 감당하기 어렵다.

태화강국가정원은 외지인을 위한 관광지가 아니라 울산시민들의 생활공간이다. 강물과 둔치, 대숲을 있는 그대로 깨끗하게 보존해서 지역주민들의 정주여건과 삶의 질을 높이는 것만으로도 국가정원의 가치는 충분하다. 여기에 홍수 피해까지 감안한 피터 아우돌프의 ‘자연주의 정원’이 완공되면 뉴욕의 하이라인파크처럼 절로 관광객들을 불러들일 수 있다. 앞으로 대형 태풍이나 국지성 폭우는 더 자주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사고를 야기할 수 있는 과도한 치장 보다는 ‘자연형 정원’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문화예술프로그램 개발에 행정력을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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