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울주군 청량읍 화창마을 인근에 수년전 조성된 운송업체 야적장에서 나오는 분진으로 주민들의 민원이 계속되고 있으나 좀처럼 해결이 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울산시와 울주군은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3일 오전 울주군 청량읍 상남리 487 일대 항만운송업체 공동 야적장. 야적장 한 켠에 컨테이너와 모래 등이 가득 쌓여있고, 트레일러와 대형 덤프트럭, 탱크로리 등이 수시로 드나들었다. 컨테이너 등을 싣고 울산신항 등 부두로 가기 위한 중간 기착지 같은 곳으로, 3년 전 울주군으로부터 허가를 받아 현재 3~4곳의 운송업체들이 공동 야적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곳 야적장의 주 진출입로 등 상당수가 비포장 상태로, 드나드는 트레일러와 트럭 등이 지나갈 때면 비산먼지로 앞이 제대로 안 보일 정도였다. 이에 야적장이 조성된 이후부터 인근 화창마을 주민들의 분진 민원이 이어지고 있으나 3년이 지난 현재도 해결이 되지 않고 있다.
주민 김모(56)씨는 “여러차례 민원을 제기했음에도 해결되지 않아 분진 때문에 여름에는 창문을 열 수가 없다”고 말했다.
심지어 화창마을에 사무실을 임차해 운영하던 한 기획사는 고가의 음향장비가 먼지가 들어가 사용하지 못하는 수준에 이르러 결국 지난해 다른 곳으로 이사를 했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운송업체들은 이 야적장을 사용하는 조건으로 분진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살수차 운영 등을 하기로 했으나, 기자가 찾았을때는 살수차는 보이지 않았다. 또 이곳의 일부 가설물은 신고를 하지 않은 채 운영되는 불법 가설물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군은 근본적인 이유로 덕하시장에서 남구 석유화학단지를 잇는 도로(중로 1107호 길이 400m, 폭 20m)가 미 개설된 점을 꼽고 있다. 도로가 개설되면 트럭이 다른 길을 우회해서 통행하게 돼 분진 문제도 자연스레 해결된다는 것이다.
지난 2018년부터 추진된 이 도로개설사업은 보상비 등 문제로 사업이 난항을 겪다 전체 사업비 154억원(공사비 43억, 보상비 110억) 중 101억원이 확보되고 나머지 53억원도 올해 추경과 내년 당초예산에 확보키로 해 이르면 내년 6월께 착공, 2024년 상반기 중 완공될 예정이다.
하지만 시 관계자는 “분진은 도로가 아닌 야적장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도로 개설과는 별개다”라며 “울주군에서 개발행위 허가를 내 준 자체가 문제다”라고 반박했다.
군 관계자는 “도로 개설이 이뤄질때까지 지도 단속과 함께 불법 가설물 여부도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차형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