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생각]한의사와 초음파(超音波, ultrasonic s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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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생각]한의사와 초음파(超音波, ultrasonic sound)
  • 경상일보
  • 승인 2022.09.1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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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주원 경희솔한의원 원장 한의학박사

초음파는 인간이 들을 수 있는 가청주파수(可聽周波數)보다 높은 소리 혹은 파동이다. 사람의 귀가 들을 수 있는 주파수는 일반적으로 16㎑~20㎑이다. 보통 20㎑ 이상의 높은 소리는 듣지 못하지만 개인에 따른 차이가 있으며, 같은 사람이라도 나이가 어릴수록 주파수가 높은 음을 들을 수 있다고 한다.

초음파는 우리 일상생활에서 많이 이용된다. 물속에서 초음파를 발생시키면 많은 거품들이 발생하는데, 이 때 발생한 거품들이 물체 표면에 붙어있는 이물질을 떼어내게 된다. 초음파세척의 원리다. 이 때 음파가 1초에 수만 번 물을 진동시키기 때문에 마치 빨랫방망이로 두드리면서 손세탁하는 효과를 보이기도 한다.

산업적으로도 물체의 측정이나 가공 등에 사용된다. 박쥐나 돌고래가 초음파를 이용하는 방식에 착안해, 수중 물체의 탐지나 거리 측정, 해저의 형태를 알아내는 용도로도 사용되는데, 물체에서 반사된 음파를 측정해서 거리와 방향을 알아내고 활용하는 것이다. 그리고 재료의 결함을 찾기 위한 비파괴검사에 사용되고, 두께 측정에도 쓰이며, 용접이 잘 되었나 검사하는데도 사용된다. 이 외에도 유리 가공, 물체 절단, 물체 접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초음파가 사용되지만,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온 분야는 의료 영역이다. 의료용으로 초음파를 이용해서 내부 장기나 태아를 촬영하는 ‘초음파 검사’는 유명하다. 초음파 검사는 값싸고, 장비의 이동이 비교적 쉽게 가능하며, 방사선(放射線)이 없다는 장점이 있어 의료 전 분야에서 두루 쓰이고 있다.

1958년 영국 스코틀랜드의 한 산부인과 의사가 의료용으로 개발했고, 1970년대 말에는 미국에 대중적으로 의료용 초음파가 보급되었다. 우리나라에는 1978년에 처음으로 서울대학교를 통해 소개되었는데, 이 당시에는 (양)의사와 한의사 구분없이 함께 교육을 받았다. 그 덕분에 송한덕이라는 한의사는 ‘초음파 진단의 이해’라는 초음파 관련 베스트셀러를 낼 수 있었는데, 1995년 초판 출간 후 2000년 둘째판을 발간하는 등 학계 내에서도 많은 인기를 얻었다.

최근 한의계와 초음파의 인연을 이어가는 행사가 개최되었다. 지난 4일 한의영상학회에서 한의사용 경혈 초음파기기 공개 시연회가 열렸다. 초음파를 응용해 침의 예상 궤도를 추적해 안전한 침 시술을 돕는 의료기기에 대한 설명이었다.

과거에 머물러있는 한의약이 아니라, 신기술를 토대로 발전하는 한의약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 감회가 새로웠다. 한의영상학회와 많은 관계자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첨단 과학 기술과 한의약의 융합을 통해 국민 건강 향상에 더욱 더 이바지할 수 있었으면 한다.

성주원 경희솔한의원 원장 한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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