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공기오염물질과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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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공기오염물질과 건강
  • 경상일보
  • 승인 2022.09.1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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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황 울산인재평생교육진흥원장 울산대 명예교수

지난 8월 마지막 날, 지구촌 곳곳에서 기후재난이 한창이던 때, 국제사회는 기후변화 대응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자연경관이 좋기로 유명한 인도네시아 발리섬에서 주요 20개국(G20) 환경·기후장관 회의를 열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그러나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회의는 폐막되었다. 석탄화력과 같은 화석에너지 사용 제한을 놓고 의견이 엇갈렸다고 한다.

대기 중 오염물질은 크게 기체상과 입자상의 2가지로 분류된다.

기체상 오염물질은 그 화합물의 명칭만으로도 각각의 특성을 알 수 있다. 이산화탄소는 대기오염물질이라기보다 산소, 질소처럼 대기 조성물질 중 하나로 취급되지만 대표적인 온난화 원인물질이다. 메탄(또 다른 온난화물질), 일산화탄소, 오존, 이산화황, 이산화질소 등은 기체상 대기오염 물질로 취급한다.

입자상 미세물질은 개개의 입자의 조성과 크기가 다르다. 그 영향도 단순한 화학적인 조성뿐만 아니라 입자의 크기 요소가 중요하고 복잡하다. 일반적으로 크기(입경)가 10㎛(PM10)이상의 입자는 비교적 크기 때문에 폐로 들어가기 전에 기도에서 걸러지며, 그 이하의 것은 체내로 들어가게 된다.

특히 2.5㎛(PM2.5)이하의 것은 폐포까지 들어가 침착돼 여러 가지 질환을 일으킨다. 연소과정에서 생성된 미립자는 그 표면에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 발암물질) 등 수백가지 화합물이 도포되어 있어서 폐암이나 기관지 천식의 원인이 되고 있음이 동물실험이나 역학조사에서 밝혀지고 있다.

이러한 기체상·입자상 물질의 근원지는 공장, 화력발전, 교통(자동차), 난방, 쓰레기소각, 축산업, 그리고 실내 발생 오염물질 등 인간 활동에 의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산업화가 된 나라에서는 사람들이 하루생활의 90% 이상을 실내에서 보낸다고 한다. 실내라 함은 일반가정이나 사무실을 가르키는 것 뿐만 아니라 실내작업장, 공공건물, 병원, 지하시설물, 상가, 교통수단 등 광범위한 공간을 의미한다. 실내환경에서는 대기환경과는 달리, 물리적 화학적 및 생물학적으로 매우 다양한 오염물질이 존재하고 체류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대기환경과 구별하여 취급된다.

실내 공기오염과 관계되는 위험요소로 앞서 언급한 입자상 물질과 기체상 물질뿐만 아니라 미생물과 화학약품 등이 포함된다.

지난 달 이러한 공기오염과 관련하여 우리나라 환경부 주관의 ‘고농도 미세먼지 대응 국제 심포지엄’이 열렸다. 이 심포지엄에서 유엔 환경 계획(UNEP)의 파튜 박사는 ‘아시아·태평양지역의 대기오염과 건강위기 문제에 대한 조사 발표’에서 아시아인 92%(약 40억명)가 나쁜 공기질에 노출되어 있다면서 특히 취약계층 중 400만명이 정상 수명을 누리지 못했다고 밝혔다. 앞으로도 계속 이같은 공기 오염에 대한 해결책을 갖지 못할 경우 2030년에 이르면 PM2.5농도가 현재보다 50%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에 따르는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파괴, 환경오염의 삼중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초미세먼지(PM2.5), 미세먼지(PM10), 오존, NO2, SO2에 의한 환경오염이 건강을 크게 해치게 될 것이라며, 특히 자라는 아이들에 대해서 △폐 성장 장애 및 기능저하, 천식 및 호흡장애 △뇌성장 장애 △어린이 암 발생 △심장 질환 증가 등 심각한 현상이 예상된다고 했다.

이와 함께 UNICEF 보고에 의하면 아시아·태평양지역 10억명의 어린이가 심각한 공기오염에 노출되어 있어서, 이로 인해 지난 2019년 한해 동안 사망한 신생아가 21만6000명에 이르렀다.

미세먼지 문제 등 공기질 문제와 기후위기 문제는 같은 뿌리 선상의 문제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구촌 모든 국가들, 특히 기후위기에 기여도가 높았던 소위 선진국들은 자국의 이익을 앞세우기 전에 지속가능한 지구환경을 위한 희생을 감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파리기후협약이 제대로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물음에 대한 응답으로 지구촌 국가들의 행동은 ‘아니다’라고 느껴지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우리는 이에 대한 대비도 해야 할 것으로 안다.

허황 울산인재평생교육진흥원장 울산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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