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각예술작가그룹 MM(Mix Media)이 REALITY(레알리티)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참여작가는 곽은지, 김현, 박소현, 이우수이다.
이 전시는 팬데믹 상황으로 오프라인 전시가 중단되고 온라인상의 시스템이 급격히 활발해지면서 생긴 시각예술가의 고민들을 주제로 삼고 있다. 온라인 전시는 시간과 거리의 제약을 해소시켜주는 큰 장점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기도 하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롯이 오프라인 전시현장에서만 느끼고 감상할 수 있는, 디테일하게 보여 주고 싶은 부분까지는 보여주지 못한다. 작가들은 카메라의 시선(기계적인 눈)을 거쳐 작품을 봐야 하는 것에 대한 한계가 분명 있다고 생각한다.
곽은지 작가는 존재들을 기억하는 방편으로 드로잉을 하고, 그림으로 옮겨 물질화 시키는 작업을 한다. 2019년부터 질감이 있는 재료를 사용하여 마티에르가 생겼지만 온라인상으로는 1cm미만의 입체감을 가지는 질감을 제대로 느낄 수 없다. 곽작가는 숨겨진 공간 등 다양한 각도에서 작품을 감상하면서 느낄 수 있도록 천정에 평면작품을 걸어 두면서 현장에서의 구도와 설치방법을 변화시켰다.
박소현 작가는 편견의 해체와 재구성이라는 주제로 보는 것과 인지하는 것의 차이를 작업을 통해 보여주려고 한다. 작업의 재료인 불투명한 성질을 가지는 수채 과슈로 여러 번 겹쳐 그려진 선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미세한 색의 변화나 매직아이처럼 보여지는 지점도 있다. 그런 디테일함을 전시현장에서는 보고 느낄 수 있다. 12점의 작품을 나무 프레임으로 작품거치대를 제작하여 입체적으로 설치하는 방법을 택했다.

김현 작가는 오늘의 운세를 읽고 난 뒤의 이미지의 조합들을 평면 또는 입체작업으로 옮기는 작업을 해 오고 있다. 이번에는 민간신앙의 영역을 미적으로 차용했다. 입체작품이 가지는 강점인 입체감이 온라인상으로는 실제보다 훨씬 납작하게 느껴진다고 말한다. 출품한 큰 3단 입체조각작품은 (아래에서 위로) 모든 것이 화끈하게 풀려나간다. 긴 여정을 지양하고 안정적인 환경에 머무르는 것이 좋다. 평야 한 가운데 큰 바위라는 오늘의 운세를 가지고 작업한 것이다.
이우수 작가는 급격히 변화하는 삶 속에서 우리가 느끼는 감정들의 정체가 정확히 어떤 것인지 알 수 없다. 가상현실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감각에 대한 작업을 보여준다. 그것은 뽑기 기계를 열고 풀고 뜯고 수많은 과정을 촉각으로 직접 사용해야 하는 것들이다.
레알리티 전시는 어라운드울산(울산시 중구 문화의 거리33)에서 오는 30일까지 진행된다.
기라영 화가·미술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