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쓰담달리기, 탄소줄이기 실천 트리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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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쓰담달리기, 탄소줄이기 실천 트리거
  • 경상일보
  • 승인 2022.09.2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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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문 한국동서발전 사장

투발루라는 오세아니아의 작은 섬나라가 관심을 끌었던 게 이미 20여년 전이다. 기후변화로 해수면이 상승하면 가장 먼저 영토가 물에 잠겨 사라질 국가로 투발루가 지목되었는데, 이제 생활의 터전을 잃기 시작한 투발루 국민들은 이웃 뉴질랜드로 이주를 시작했다. 기후변화 난민이 발생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린란드, 캐나다 북부지역 등 북극해 빙하가 녹아내리는 화면을 TV에서 자주 보게 된다. 영구빙하로 인식되었던 그곳의 얼음들이 지속적으로 녹으면서 바닷물 수위는 예측보다 더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만년설로 뒤덮였던 히말라야·안데스·알프스 산맥의 빙하가 녹아 폭포가 되어 가고 있다는 뉴스도 어렵지 않게 접하게 된다. 빙하가 녹으면 해수면 상승뿐 아니라 빙하가 머금고 있는 메탄 등 온실가스가 대기로 뿜어져 나와 기후위기를 더 촉진한다는 또다른 문제가 있다.

기후위기의 상징이 된 아기북극곰 가족이나 투발루 국민들 이야기는 여전히 ‘남의 일’같이 느껴질 수 있다. 기후위기로 인류의 생존이 위협받기 시작한 지금까지도 ‘이건 내 문제가 아니고, 머나먼 북극이나 남태평양 섬나라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지도 모르겠다.

9월 들어 태풍으로 울산지역 학생들이 학교에 가지 못한 게 벌써 두 번째다. 이런 태풍이 얼마나 자주 올지 이젠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 올해만 해도 한반도엔 14차례나 태풍이 발생했고 비가 오면 홍수를 일으키는 폭우로 변하는 일도 잦아지고 있다. 기후위기는 해를 거듭할수록 우리의 일상을 위협하고, 우리 가족의 안전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앞에 닥친 재앙이다. 정부는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기업은 자기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야 하겠다. 마찬가지로 우리 개인도 지금 당장 각자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실천할 수 있다. 위기가 가까이 있다는 절박함과 시급함이 원동력이 되어 행동을 시작해야 한다.

우리나라 말로는 ‘쓰담달리기’로 불리는 플로깅(plogging)은 새로운 환경정화운동이다.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지난 2016년 시작한 플로깅은 이삭을 줍는다는 의미의 스웨덴어 플로카 우프(plocka upp)와 달리기를 뜻하는 영어 조깅(jogging)의 합성어로, 산책이나 달리기를 하는 동안 쓰레기를 줍는 것을 말한다. 또 플로거(plogger)는 플로깅에 참여하는 사람을 뜻한다. 글로벌 비영리조직이 만든 홈페이지(plogging.org)에는 세계 곳곳의 플로거들이 활동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10대로 보이는 남학생이 스케이트 보드를 타면서 길거리에 떨어져있는 쓰레기를 줍고, 남녀노소 구분 없이 생분해성분의 비닐을 가지고 걷거나 달리면서, 또 산에 오르며 플로깅을 실천한다.

울산시는 매월 첫째 토요일은 플로깅데이로 지정해 숲사랑운동을 비롯한 울산시 자연보호 단체가 합동으로 환경정화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동서발전은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9월1일부터 11월30일까지 울산시민을 대상으로 ‘Ulsan 플로깅 챌린지’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본사가 위치한 울산뿐만 아니라 경기도 일산, 충청남도 당진, 강원도 동해 등 사업소에서도 탄소중립 실천 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플로깅 활동을 추진 중이다.

울산은 바다, 강, 산, 숲이 어우러진 천혜의 자연경관을 품고 있다. 울산대왕암공원과 대왕암출렁다리, 울산슬도와 방어진항, 태화강국가정원과 십리대밭, 장생포 고래박물관과 고래문화마을 등 플로깅 최적 장소가 즐비하다.

물론 개인이 쓰레기를 줍거나 텀블러를 사용한다고 기후변화의 큰 줄기를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막상 채비를 하고 플로깅을 나간대도 주울 쓰레기가 없는 곳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플로깅에 참여하는 것은 탄소를 줄여야 지구를, 우리나라와 아이들을 살릴 수 있다는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트리거(방아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플로깅에서 제로웨이스트 실천으로, 로컬푸드를 이용하고 육식을 조금 줄이는 식생활로, 승용차보다는 대중교통이나 걷기 선택 등으로 점차 탄소줄이기 실천을 확대하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 또 정부나 기업이 환경 친화적인 정책이나 생산활동을 하도록 촉진하는 시민운동에 참여하게 되는 것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변화의 물결에 올라탈 때 우리의 미래는 희망적이다.

김영문 한국동서발전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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