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최근 급등하면서 상단이 7%에 근접했다. 미국의 11월 초 4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이 유력하고 한국은행도 당장 다음 달 빅 스텝(0.50%포인트 인상)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금리가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에서는 이처럼 예상보다 빠른 미국과 한국의 통화 긴축이 이어지면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올해 연말께 대출금리가 8%를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수년간 대출을 많이 끌어쓴 ‘영끌’족과 자영업자 등의 이자 부담도 빠르게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 가운데 주택 매수자보다 매도자가 많은 매도우위 상황이 45주 동안 계속되고 있다. 매수자들은 집을 사려해도 이자가 무서워 엄두를 못내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울산지역에서도 최악의 주택거래 절벽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25일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이번주 울산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주(84.0)보다 낮은 83.3를 기록했다. 여기에다 울산 아파트 전세수급지수 역시 93.8에서 93.2로 떨어지며 6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금리가 오를수록 주택가격은 떨어지고 매매는 얼어붙으며, 젊은층 등 실수요자들의 내집 마련의 꿈은 멀어져 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전세보증금을 올려주지 못하는 취약계층들의 삶은 더욱 팍팍해지고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23일 기준 4.38~6.829%까지 올랐다. 금융권에선 시중은행의 주담대 최고금리가 조만간 7%를 넘어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으로 빅스텝 등 기준금리 추가 인상분이 고스란히 반영될 경우 주담대 최고금리는 연 8% 선까지 근접할 가능성도 있다. 가히 공포스러운 수치라고 할 수 있다.
금리가 너무 빨리 오르면, 대출자들의 상환 부담이 급증해 전체 금융 시스템의 부실은 물론 소비 위축에 따른 경기 위축 가능성까지 커진다. 한은의 ‘가계신용(빚)’ 통계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가계대출은 모두 1757조9000억원에 이른다. 정부는 이같은 상황을 지나가는 위기로 치부하지 말고 중장기 경제 위기로 규정해 단단히 대비해야 한다. 무엇보다 물가와 금리 위험에 많이 노출된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특히 주택 문제는 금리와 직결돼 있는 문제인만큼 울산시는 취약계층들의 금리압박을 면밀하게 파악해 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7~8%대의 대출금리는 서민과 취약계층들에게 처음 겪는 일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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