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가 4일부터 시작된다. 윤석열 정부 들어 첫 국감이다. 하지만 국감이 국정운영을 올바로 이끄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크지 않다. 매년 정책 국감을 기대했지만 정쟁 국감으로 끝났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번 국감은 야당의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 강행 처리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정국이 얼어붙어 있는 시점이다. 정쟁만 거듭하는 국감장이 되잖을까 걱정스럽다.
이번 국감의 이슈는 어느 때보다 굵직하다. 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외교논란, 대통령실 이전에 따른 의혹을 주요 쟁점으로 삼을 것이 뻔하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논문 표절, 주가 조작 의혹도 다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당은 대북·안보 논란과 태양광 및 탈원전 등 지난 정부의 책임론을 거론할 조짐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대장동·백현동 개발, 성남FC 후원금, 아내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다시 수면 위에 올릴 것이란 예상도 어렵지 않다.
여당의원과 정부부처에 있어 국정감사는 대통령의 정치경험 부족의 빈틈을 메울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온 국민이 지켜보는 국감에서 정부가 확고한 소신과 비전을 보여주고, 여당의원들이 비판과 견제라는 사명을 다한다면 국민의 마음을 끌어안을 수 있다. 반대로 변명으로 일관한다면 오래도록 국민의 마음을 되돌리기 어려워질 것이다.
국감에서는 야당의원들의 역할이 더 중요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정책의 핵심을 짚고 대안을 제시하는 국감으로 이끌어가야 할 책임이 있다. 하지만 대통령의 언사나 김여사의 행태를 계속 붙잡고 늘어지거나 막말과 호통으로만 일관하는 정쟁 국감으로 끌어간다면 국민의 마음은 더 멀어질 것이다.
지난달 26~30일 전국 만 18세이상 2522명을 대상으로 리얼미터가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대통령(31.2%)과 국민의힘 (35.3%)은 물론이고 더불어민주당(46.1%)의 지지율도 하락세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물가와 금리 폭등으로 서민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 우려로 주가가 폭락하고 환율은 급등하고 있다. 북한의 7차 핵실험 감행 가능성 등 한반도 주변의 외교안보 상황 역시 엄중하다. 국회의원들의 역량이 집중되는 국감은 바로 이러한 시국에서 국민들의 불안감과 어려움을 달래줄 수 있는 계기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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