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불가피한 빅 스텝, 기업·가계 보호 대책도 마련해야
상태바
[사설]불가피한 빅 스텝, 기업·가계 보호 대책도 마련해야
  • 경상일보
  • 승인 2022.10.13 0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은행이 뛰는 물가와 환율을 잡기 위해 석달 만에 또 ‘빅 스텝’을 단행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2일 현재 연 2.50%인 기준금리를 3.00%로 0.50%p인상했다. 3%대 기준금리는 2012년 10월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이로써 한은은 4·5·7·8월에 이어 다섯 차례 연속 금리를 올리는 역사를 썼다.

한은의 잇단 기준금리 인상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우선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해 대비 5.6% 올랐다. 지난 8월 5.7%에 이어 두달 연속 낮아졌지만 더 이상 크게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여기다 1400원대로 올라선 환율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에도 적자 경고등이 켜진 상황이다. 경제·금융 전문가들은 올해 말 기준금리가 더 올라 3.25~3.50%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문제는 기준금리가 빠른 속도로 높아지면, 가계뿐 아니라 소상공인(자영업자)을 포함한 중소기업들의 이자 부담도 커진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최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강준현 의원에게 제출한 가계부채 현황 자료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p만 뛰어도 전체 대출자의 이자는 약 3조3000억원 늘어난다. 인상폭이 0.50%p로 커지면 증가액은 6조5000억원으로 불어난다. 한은은 지난달 22일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금리 상승으로 채무 상환 부담이 가중되면서 저소득·영세 자영업자, 가계 취약차주(다중채무자 중 저소득·저신용자), 과다 차입자, 한계기업 등 취약부문 중심으로 부실 위험이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와중에 미 연준은 또 한 번의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 경제는 전반적인 침체의 길로 빠져들 수 있다. 잇단 금리인상으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게 된 기업들은 줄도산을 하게 되고, 서민들은 부동산 가격 하락에 따른 거래절벽, 깡통전세, 역전세난을 겪게 된다. 이어 총체적인 경제침체는 금융권의 위기로 연결될 수 있다.

이번 금리인상은 특히 중소기업들에게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이들은 원자잿값 급등과 대출 금리인상, 글로벌 경기침체 등 대내외 경영 여건 악화로 크게 어려워하고 있다. 정부는 현재와 같은 복합 경제 위기 상황에서 중소기업들이 무너지지 않도록 정책자금 등 적극적인 금융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 또 금융권은 기준금리 이상의 과도한 대출금리 인상을 자제해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대형 개발로 울산 해양관광 재도약 모색
  • [기자수첩]폭염 속 무너지는 질서…여름철 도시의 민낯
  • 신입공채 돌연 중단…투자 외 지출 줄이고…생산직 권고사직…허리띠 졸라매는 울산 석유화학업계
  • 아마존·SK, 7조규모 AI데이터센터 울산에
  • 울산, 75세이상 버스 무료 교통카드 발급 순항
  • 방어진항 쓰레기로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