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Z세대는 왜 회의 때도 스마트폰만 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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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Z세대는 왜 회의 때도 스마트폰만 보나요
  • 경상일보
  • 승인 2022.10.1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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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화 메타버스교육연구소 수석연구원 동의대 외래교수

‘어쩔티비·저쩔티비, 반모·반박, 박박·나나·짜짜, 알잘딱깔센’ 외계어 같은 이 단어들은 Z세대가 많이 사용하는 언어들이다. 얼마 전 한글날에 즈음하여 일부 한글학자들은 아름다운 우리나라 언어를 놔두고 왜 이상한 말들을 만들어 사용하는지 모르겠다며 언어의 변질에 깊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통상 MZ세대를 한꺼번에 언급하는데 필자는 현재 공교육권에 있는 Z세대만을 따로 분리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누구나 그렇듯이 개인 뿐만 아니라, 각 세대를 형성하는 구성원들은 그들만의 삶의 철학을 바탕으로 그들만의 방식으로 삶을 살아간다. Z세대는 우리의 미래이다. 따라서 Z세대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소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1990년대 중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태어난 세대를 지칭하는 Z세대는 일반적으로 모바일 네이티브 세대이다. Z세대의 가장 큰 특징은 어려서부터 어디서나 인터넷 이용이 가능한 스마트폰, 태블릿 PC를 접한 세대라는 것이다. Z세대들은 IT 기술과 밈(meme) 등 인터넷 문화에 익숙함을 느끼고, 사교 생활에 있어서 SNS를 자유롭게 사용한다.

이들은 같은 공간에서도 휴대폰으로 대화하고, 전화주문이 불편하고 어색해 전화주문 할 때 미리 말하는 연습을 해본다고 한다. 이러한 Z세대들의 특징을 이들이 사용한 스마트폰 내용을 구체적으로 분석해 서술한 책 내용을 인용해 다섯 가지로 정리해 보았다. 첫째, 그림과 색깔까지 그들만의 언어로 사용한다. 남들이 보면 알 수 없지만, 자신만의 언어로 스스로를 표현하는 것이다. 그래서 다이어리 꾸미기처럼 스마트폰 화면도 다양한 이모지와 색을 사용해서 다채롭게 꾸민다는 것이다. 둘째, 활동 시간이 다르다. 주로 사용하는 소통도구는 ‘디스코드’, 흥미롭게 사용하는 앱은 ‘채티’이며 오후 10시부터 새벽 3시 사이에 앱을 활발하게 사용한다는 것이다. 셋째, 모든 앱을 소통도구로 응용한다. 예를 들면 초등학생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화장앱인 ‘잼페이스’에서 친구들과 퍼스널 컬러 등 화장 관련 대화를 하며 그 앱에서 소통하면서 화장품 파는 곳에서 약속을 잡고, 그곳에서 친구를 기다리며 잼페이스에서 본 화장품을 직접 체험한다. 이렇듯 소통과 소비가 함께 일어나는 것이다. 넷째, 분리된 자아를 즐긴다. Z세대에게 메타버스(metaverse)와 가상현실(VR)은 또 다른 자아를 표출하는 공간이다. 이 안에서 그들은 역할 놀이에 빠져든다. 이때 자신과 완전히 다른 분신을 만든다. 아바타의 성별이 달라지는 것은 물론이고 로봇이나 동물로 변신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다섯째, 관계적 소비에 강하다. 기업이든 사람이든 같은 관심사로 관계가 형성되면 여기에 의미를 부여하고 소비를 한다. 그것도 주저하지 않고 바로 구매하는 즉각적 소비를 한다는 것이다.

이렇듯 Z세대들은 이들의 부모 세대인 X세대와 심지어 바로 윗세대인 M세대와도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또한 Z세대의 경우 진로나 직업, 대외 활동에도 안정성, 연봉, 스펙보다는 자신의 취미, 특기, 흥미에 더 중점을 두고 스스로에게 의미있는가에 더 무게를 둔다. 이는 얼마 전 ‘공무원 MZ세대 유출 가속’이라는 기사에서도 증명되고 있다. 이제는 Z세대를 넘어 새로운 세대가 등장했다. 바로 C세대(COVID-19 Generation)이다. 태어나면서부터 처음 만나는 선생님도, 친구도, 놀이도, 교육도 모두 온라인으로 접하게 된 세대이다. 이들은 분명 Z세대와는 또 다른 저들의 세상을 만들 것이다.

자녀들과 소통이 안된다는 것을 단순한 세대 차이로만 받아들이기엔 그 격차가 너무도 크다. 우리 자녀들은 기성세대가 전혀 경험해 보지 못한 또 다른 그들만의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는데 기성세대 기준에서 판단하고 바라본다면 점점 더 소통은 힘들게 될 것이다. 이들에게 스마트폰은 도구가 아닌 삶의 한 부분이며 스마트폰 없는 삶은 생각지도 못할 것이다. 우리는 지금 청소년들에게 무조건 과몰입을 탓할 게 아니라 스스로 통제하며 건강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올바른 디지털 교육을 학교와 가정에서 적극적으로 해야 할 때다. Z세대의 특징을 이해하고 먼저 다가간다면 더 많은 소통과 더불어 변화되는 미래에 대비해 자녀에게 우리가 배워야 할 부분들도 반드시 있다고 생각한다.

이미화 메타버스교육연구소 수석연구원 동의대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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