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신축아파트 거품붕괴 시작…정부, 경착륙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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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신축아파트 거품붕괴 시작…정부, 경착륙 대비해야
  • 경상일보
  • 승인 2022.10.1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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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을 비롯한 전국 아파트의 거품 붕괴가 시작됐다. 특히 집값 상승기에 시장을 주도하던 새아파트 전성시대가 막을 내렸다. 매매와 전세 모두 약세가 이어지며 빠른 속도로 거품이 빠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아직 집값이 더 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어느 순간 갑자기 거품이 빠질 경우 패닉 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정부는 이제 집값이 연착륙하도록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16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연령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에 따르면 10월 둘째 주 울산지역 5년 이하(사용승인 시점 기준) 아파트의 매매가격지수는 전주 대비 0.34% 떨어진 97.6을 기록하며, 9주 연속 기준선인 100 아래를 유지하고 있다. 울산 신축아파트 가격은 2019년 7월부터 2년 넘게 오름세를 이어오다, 지난해 12월부터 본격적으로 내리막 길을 걷기 시작했다.

실제 국토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017년 입주했던 울산번영로두산위브(84㎡)가 지난달 말 5억8000만원(5층)에 팔렸다. 2년 전 최고가(8억6000만원·7층) 대비 3억원 가까이 빠졌다. 본격 하락장이 시작됐던 지난해 12월 거래(7억6000만원·22층)와 비교해도 1억8000만원가량 차이가 난다. 전세가 변동 폭도 신축 아파트가 가장 크다. 전국 5년 이하 아파트 기준 지난해 12월 첫째 주 104.2이었던 지수는 10월 둘째 주 98.3으로 떨어졌다.

울산을 비롯한 전국의 주택은 아직 거품이 많다. 하지만 단기간의 과도한 하락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집값이 일시에 너무 급격한 수준으로 떨어지면 국가경제에 여러 가지 부작용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집값이 하락하면서 가계부채 부담이 커지고, 금융권 부실로 전이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전셋값보다 집값이 빨리 하락하면서 ‘깡통주택’이 늘어 전세보증금을 제대로 돌려받지 못하는 세입자도 늘어난다. 대출이자 부담에 짓눌린 가구가 늘어나면 침체된 소비는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신규 물량이 부족하던 시기 신축아파트 매매·전세가가 옛아파트에 비해 크게 오른 상황에서 금리 인상과 주택시장 침체가 겹치면서 신축의 거품이 더 빠르게 꺼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집값 경착륙은 서민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줄 수밖에 없다. 빚투에 나선 2030세대가 원리금을 갚지 못할 경우 신용불량자로 전락하는 것은 안 봐도 뻔한다. 아파트 거품 붕괴로 인한 충격을 완화하려면 지금부터 준비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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