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이 무르익어가는 10월, 제103회 전국체육대회에 이어 제42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가 태화강 국가정원의 도시 울산광역시에서 열린다. 마니산에서부터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함께한 성화봉송을 시작으로, 10월7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선수단 및 관람객 1만4000여명이 참여한 비장애인 전국체전 개회식이 성황리에 치러졌다.
울산광역시에서 17년 만에 개최되는만큼 전국체전이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조직위 관계자 및 자원봉사자 등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4만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하는 이번 대회는 코로나 이후 전 종목의 선수들이 참여하는 첫 대회라 더욱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겠다.
전국체육대회는 비장애인체전과 장애인체전이 함께 개최되며, 장애인체전은 비장애인체전이 끝난 후 울산종합운동장 등 42곳에서 10월19일부터 24일까지 개최돼 약 9000여명의 선수들이 참가한다. 정식종목으로는 선수부에 육상 등 28개, 동호인부에 게이트볼 등 16개 종목이 있으며, 슐런 등 시범경기 2개 종목도 함께 열린다.
누구보다 열심히 준비해 온 장애인 선수들이 그간 연마한 기량을 최대한 발휘하여, 모든 선수들이 값진 열매를 거둘 수 있기를 기대한다. 장애인고용공단은 체육분야는 아니지만 직업기능을 경쟁하는 ‘장애인기능경기대회’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참가하는 선수들의 열정과 패기는 비장애인 선수 못지않음을 오랫동안 봐왔기에, 장애인체전에서도 장애인 선수들의 아름다운 도전은 충분히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한가지 안타까운 점은 비장애인체전에 참가하는 비장애인 선수 대부분은 실업팀 등에 고용되어 생계 걱정없이 훈련에만 전념할 수 있는 반면, 장애인체전에 참가하는 선수는 과반수 이상이 체육 직무가 아닌 분야에 종사하고 있어 훈련에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실제 울산광역시 선수부 300여명 중 체육직무에 종사하고 있는 장애인은 100여명 남짓으로, 나머지 선수는 생업과 훈련을 병행하고 있어 온전히 훈련만 할 수 있는 여건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장애인고용공단은 체육선수가 직업을 통해 안정된 훈련 여건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대한장애인체육회와 지속적으로 협업해오고 있으며, 이를 통해 장애인고용의 불모지였던 건설업계인 현대엔지니어링을 비롯해 SK하이이엔지, 대한항공 등의 대기업에서도 체육직무로 장애인을 채용하고 있다. 특히 울산지역에서는 현대중공업 협력사 12곳에서 장애인체육선수를 채용해 축구선수로 열심히 운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공기업인 한국동서발전은 체육선수뿐만 아니라 음악·미술 등 문화예술분야 직무로 장애인을 고용하여 기업의 ESG경영을 솔선하고 있다.
그러나 울산에서 가장 큰 대기업인 중공업 계열사의 경우 장애인 고용에는 여전히 미온적이다. 대부분의 사업체는 적합 직무 부족을 장애인 고용에 가장 큰 어려움으로 들고 있지만 장애인 고용의 시각을 조금만 바꾼다면 충분히 해결이 가능하다. 별도의 공간에서 근무할 수 있는 체육 및 문화예술 직무가 바로 그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도를 통해 장애인은 자신의 숨겨진 능력과 자질을 발굴하고, 기업은 ESG경영을 실천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제 곧 대한민국 최고의 장애인 체육축제인 제42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가 개막한다. 우리 장애인 체육선수들이 마음껏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리며, 그 중 가장 큰 응원은 바로‘대기업의 체육선수 고용’이라 외쳐본다.
고동필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울산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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