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가정원 벗어나 태화강 백리를 시민공원으로 확장해야
상태바
[사설]국가정원 벗어나 태화강 백리를 시민공원으로 확장해야
  • 경상일보
  • 승인 2022.10.18 0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태화강의 관리와 활용이 지나치게 국가정원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국가정원 인근을 제외하면 태화강을 끼고 있는 마을에서도 산책로 외에 별다른 시설이 없어 수변공간을 만끽하기 어렵다. 일부 구간은 예산을 들여 데크와 벤치 등 편의시설을 설치하고 나무와 꽃으로 정원을 조성해놓고도 국가정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관리를 소홀히 해 시설이 낡고 지저분하게 변해가고 있기도 하다.

특히 태화강국가정원 삼호지구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삼호교 아래 수변공간은 오래전에 조성한 편의시설이 관리 미흡으로 이용자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다. 데크는 삐거덕거려 안전상의 우려가 있고 지난 태풍 때 떠내려간 벤치는 아직 확충도 안 되고 있다. 오래 전에 조성했던 화단에는 꽃이 사라지고 텅 비어 있다가 최근 텃밭처럼 고추 등이 심어져 있다. 계단 등에도 무성하게 자란 풀로 인해 미끄러질 우려가 있다. 산책하는 사람들의 왕래가 빈번한 곳이지만 국가정원의 범위 안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관리의 차이가 크다. 남구는 번영교~명촌교 아래 억새밭을 활용해 그라스 정원을 조성하겠다면서 17일 시범조성 공사에 들어갔다. 억새밭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곳을 굳이 그라스류로 바꿀 이유가 있는지 되짚어 봐야 한다.

울산시내를 가로지르는 태화강은 극히 상류 일부를 제외하곤 백리에 이르는 강을 따라 구비구비 마을이 형성돼 있다. 조금만 관리하면 백리 모두가 울산시민들의 친수공간이 될 수 있다. KTX역~반천 구간의 용틀임을 하는 듯한 신비로운 산자락, 망성마을 앞의 대숲, 삼호교 아래 삼각주가 만들어낸 작은 섬등 아름다운 풍광을 가진 곳도 많다. 그런데 일부 구간이 국가정원으로 지정되면서 마치 태화강국가정원이 태화강의 전부인양 행정력과 예산이 집중되는 바람에 태화강이 더 짧아진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태화강 백리 가운데 우리나라 제2호 국가정원으로 지정된 곳은 83만5452㎡다. 강북 태화지구 48만4998㎡와 강남 삼호지구 35만454㎡로 나눠진다. 이 2개지구에는 31종의 주제정원과 편의시설 등이 갖춰져 있다. 매년 많은 예산을 들여 편의시설을 보강하고 나무와 꽃으로 새단장을 한다. 2개 지구 가운데도 태화지구에 더 집중적으로 투자와 관리가 이뤄지고 이용객들도 몰려들어 심각한 주차난 등이 빚어지고 있다. 태화강은 가지산과 백운산에서 발원하여 57개 지류를 거쳐 동해로 흘러드는 강줄기로, 길이는 약 46㎞이고 유역면적은 643.96㎞에 이른다. 일부 구간의 국가정원 보다 태화강 백리 전체의 시민정원화가 필요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대형 개발로 울산 해양관광 재도약 모색
  • [기자수첩]폭염 속 무너지는 질서…여름철 도시의 민낯
  • 신입공채 돌연 중단…투자 외 지출 줄이고…생산직 권고사직…허리띠 졸라매는 울산 석유화학업계
  • 아마존·SK, 7조규모 AI데이터센터 울산에
  • 울산, 75세이상 버스 무료 교통카드 발급 순항
  • 방어진항 쓰레기로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