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물비용 부담, 정부 함께 나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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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물비용 부담, 정부 함께 나눠야
  • 이춘봉
  • 승인 2022.10.19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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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구대암각화 보존을 위해 사연댐의 수위를 인위적으로 조절하면서 울산 시민들의 낙동강 원수 이용이 불가피하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른 물이용 부담금과 정수 비용 증가가 발생하는 가운데, 국보 보호를 위한 시민 희생 보전 차원에서 정부가 비용 증가분에 대한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8일 울산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14년부터 침수로 인한 반구대암각화의 훼손을 막기 위해 문화재청 등과 협의해 사연댐 수위를 48m로 조절하고 있다.

이에 따라 회야댐과 함께 울산의 양대 식수원 중 하나인 사연댐의 담수 총량이 줄어들었고, 낙동강 원수에 대한 의존도는 높아졌다.

사연댐 용수를 정수해 공급하는 천상정수장에 공급되는 낙동강 원수는 최근 5년 동안 연평균 854만6000t에 달한다. 가뭄이 심하던 2017년 2773만2000t으로 최다였고, 2018년 1020만6000t, 2019년 79만6000t, 2021년 399만9000t 등이었다. 수량이 풍부하던 2020년은 낙동강 원수 공급이 없었다. 올해는 8월까지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면서 2017년 이후 최대인 2078만5000t을 공급받았다.

가뭄 여부에 따라 천상정수장의 낙동강 원수 공급 비율은 천차만별이다. 2017년에는 6268만4000t 중 2773만2000t을 공급받아 낙동강 원수 공급 비율이 무려 44.2%에 달했다. 2018년 15.8%, 2019년 1.2%, 2021년 6.3% 등이었다. 올해도 낙동강 원수 공급 비율은 40%선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낙동강 원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울산 시민들의 요금 부담도 늘어난다는 점이다. 사연댐 수위를 유지했다면 받지 않아도 될 원수를 이용하면서 물이용 부담금은 물론 고도정수 비용까지 추가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물이용 부담금은 t당 약 170원 기준으로 전체 공급량 중 낙동강 원수 공급 비율에 따라 달라진다. 낙동강 원수 공급이 최대였던 2017년 기준을 적용해 2018년에는 t당 83.5원의 물이용 부담금이 책정됐다.

올해의 경우 낙동강 원수 이용량이 역대급이었던 2017년 수준으로 예상되면서 내년도 물이용 부담금 역시 고액으로 책정될 전망이다. 올해와 같은 수준의 낙동강 원수를 공급받는다고 가정하면 물이용 부담금은 10억원대에 달하게 된다.

갈수기일수록 수질이 악화되는 낙동강 원수를 정수할 경우 추가되는 비용도 상수도 요금에 포함돼 시민 부담으로 전가된다. 원수 가격을 제외한 정수 생산단가는 t당 150원선이다. 2017년 정수 비용은 42억원가량이었는데, 낙동강 원수를 정수할 경우 대략 15% 정도의 비용이 추가되는 점을 감안하면 6억원대의 비용 부담이 발생하게 된다. 즉 가뭄이 이어질 경우 낙동강 원수 이용에 따른 울산 시민들의 부담이 수십억원에 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반구대암각화 보존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사연댐의 수위를 조절한 만큼 추가로 발생하는 비용을 울산 시민이 부담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편, 이와 관련된 시의 대응은 다소 미온적이다. 시 사업소인 상수도사업본부는 이런 내용을 중앙 부처에 건의해 달라고 시 환경정책과에 요청했다. 그러나 환경정책과는 낙동강 통합 물관리 방안과 관련된 물 공급 협의가 끝난 뒤 이를 요구하기로 결정했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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