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양자역학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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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양자역학의 세계
  • 경상일보
  • 승인 2022.10.2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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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양 울산과학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양자역학(Quantum Mechanics, 量子力學)은 불연속적인 띄엄띄엄 떨어진 양(에너지)을 의미하는 quantity에서 ‘양자(quantum)’를, ‘힘과 운동을 다룬 학문’ 즉, 물체가 힘을 받으면 어떤 운동을 하는지 밝히는 ‘역학(Mechanics)’을 합성한 단어이다.

이는 20세기 이전까지 뉴턴에 의해 탄생된 ‘뉴턴역학(고전역학: classical mechanics)’에 대비되는 말이다. 고전역학은 물체의 크기가 원자수준으로 아주 작지 않고, 속도도 빛의 속도(~30만 ㎞/s)보다 아주 느리고 우리가 아는 상식의 수준에서 움직이는 물체의 운동을 다룬다. 다시 말하면, 거시적 세계(macroscopic world)에서 물체 간의 상호작용에 의한 물체의 운동 상태를 설명하고 예측할 수 있는 물리학의 한 분야이다.

1900년대에 접어들면서 보어, 플랑크, 아인슈타인, 슈뢰딩거, 하이젠베르크 등(모두 노벨 물리학상 수상) 기라성 같은 많은 천재 물리학자들의 연구와 토론의 결과로 물리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형성된다. 원자와 같은 아주 작거나 빛의 속도에 준하는 속도로 움직이는 미시세계(microscopic world)에서 빛과 물질의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가 고전역학으로 설명할 수 없게 되었다.

이러한 현상들을 설명하기 위해서 양자역학이 태동하게 된다. 그 중에 우리가 주목해야할 한 분야가 ‘양자 얽힘(quantum entanglement)’ 현상이다. 우리가 이 현상에 주목해야할 이유 중의 하나는 세 사람의 과학자가 양자 얽힘과 관련해 2022년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양자 얽힘은 ‘두 개의 부분 가능한 계(system)’ 사이에 존재할 수 있는 비고전적인 상관관계를 말하는데, 양자 얽힘이 놀라운 이유는 두 ‘부분계’가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존재할 수 있는 마치 유령(Spooky)과도 같은 신비한 현상 때문이다. 이는 닐스 보어와 아인슈타인의 논쟁으로부터 코펜하겐 해석의 주요 내용이자 양자역학의 기본적 원리인 양자 중첩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논쟁을 거쳤다. 북아일랜드 출신의 물리학자 존 스튜어트 벨(1928~1990)은 양자 얽힘의 오류를 밝히기 위해서 벨 부등식(Bell’s Inequality)을 고안하게 된다. 벨은 스핀 상태가 서로 얽혀 있는 두 전자를 가정했을 시, 각 전자를 관측해 결과 값이 어느 정도 서로 상관이 있는지를 수치화한 상관관계가 특정 값을 초과하지 않을 것임을 나타내는 부등식을 고안해냈다.

이번 노벨상 수상자 3명 존 프란시스 클라우저(John Francis Clauser, 1942년 12월1일~), 알랭 아스페(Alain Aspect, 1947년 6월15일~), 안톤 차일링거(Anton Zeilinger, 1945년 5월20일~)은 벨 부등식을 검증하는 수많은 실험을 고안하며 결국 양자역학이 맞았음을 증명해냈을 뿐 아니라, 동시에 여러 새로운 양자 정보 기술 및 새로운 물리학 분야를 개척해 낸 선구적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이러한 양자역학이 현재의 시점에서 우리에게 선사하는 선물이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양자역학의 응용은 4차 산업의 핵심 재료인 반도체의 발명에서부터 AI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그 쓰임을 열거하기가 무섭다. 특히 양자 얽힘 현상을 이용, 응용하면 양자컴퓨터를 비롯해 양자통신, 양자암호, 양자정보, 양자네트워크 등 21세기의 새로운 공학과 기술 분야에서 발전을 거듭나게 된다는 점이다.

쉽게 이야기하면 양자컴퓨터의 경우 정보단위 비트(bit)를 사용하는 현재 슈퍼컴퓨터가 풀어내는데 수백 년 걸리는 암호체계를 불과 4~5분 만에 풀어낼 수 있다. 앞으로 양자컴퓨터가 발명된다면 디지털변화의 거대한 물결이 일어나 물리학, 화학, 생물학 등의 기초학문과 전자 및 전산학, 기상예측, 신약개발, 그리고 AI 등 응용과학분야 등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는 혁신적인 계기가 될 것이다.

하양 울산과학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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