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고령화시대 노인 복지, 남의 일 아냐
상태바
[발언대]고령화시대 노인 복지, 남의 일 아냐
  • 경상일보
  • 승인 2022.11.01 0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김정희 울산북구의회 부의장

울산 북구는 세종시와 더불어 전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로 유명하다. 통계청의 ‘2021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의하면 울산 북구의 노령화지수는 52.1로 전국 시·군·구 단위 가운데 세종시(49.9), 경기 화성시(51.2)에 이어 세 번째로 수치가 낮다. 노령화지수는 수치가 낮을수록 더 젊은 도시임을 뜻한다.

북구가 이처럼 젊은 도시로 꼽히는 것은 1997년 울산의 광역시 승격으로 구 신설 이후 도시개발 등으로 젊은 인구의 유입이 급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처럼 가장 젊은 도시 우리 북구에서도 노인 인구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올해 6월말 기준 북구 인구를 보면 21만8742명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2만532명으로 전체의 9.38%를 차지하면서 우리 지역도 이미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우리 북구에서도 고령화 사회에서의 노인 건강, 복지와 관련한 사회경제적 문제, 그리고 100세 시대에 걸맞은 경로당 운영 활성화 및 노인 복지 지원 확대 방안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

경로당은 노인복지시설 가운데 어르신들이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활용하는 가장 친숙한 여가공간이다. 현재 북구에는 142개소의 경로당이 등록돼 있다. 북구청은 이들 경로당에 규모와 회원 수 등에 따라 운영비, 냉·난방비 지원을 하고 있으며 시설 개·보수와 전기·가스시설 안전점검, 방역, 화재보험가입 등 시설에 대한 지원도 함께 하고 있다. 시설 지원 외에도 ‘찾아가는 경로당 프로그램’ 등을 통해 어르신들에게 실버체조, 요가 등을 진행하면서 건강 증진과 여가 선용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행정기관의 지원은 큰 예산을 들이지 않고도 주민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효율적인 행정이라 할 수 있을 것이기에 박수를 쳐주고 싶다.

다만 우리 사회가 갈수록 고령화 사회로 가는 중이기 때문에 늘어나는 노인 인구만큼 노인 복지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로당 시설 확충 등 복지 확대를 위한 대책을 미리 마련해야 한다. 특히 1인 노인 가구 및 저소득 노인 가구에 대한 경제적, 사회적 관심도 강화해야 할 것이다.

노인 일자리 사업을 활성화해 어르신들의 소득 보장은 물론, 건강 개선과 사회적 관계 증진을 지원해 이들이 행복한 노후생활을 하도록 행정 역량을 결집해야 할 것이다. 지난해 기준 북구의 노인 일자리 사업 예산은 67억7849만원으로 노노(老老)케어, 아파트실버택배 등 35개 사업에 1917명이 참여했다.

고령화 사회로 이미 진입을 한 만큼 앞으로는 일자리 사업뿐만 아니라 노인들이 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일할 수 있도록 교육 참여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 기업체와 연대를 하는 등 건강한 노후 일자리 확보에 더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증가하는 노인 인구에 대응해 경로당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어르신들이 취미의 영역을 넘어 자격증까지 취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전문 과정 운영도 고민해야 한다.

10월2일은 우리 사회 전반에서 주춧돌로 활약한 노인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기 위해 제정한 법정기념일 ‘노인의 날’이다.

북구에서도 8개 동별로 노인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기 위한 효도 잔치가 펼쳐졌다. 앞서 태어나 세상을 살아오신 어르신, 달리 말해 ‘선배시민’들을 공경하는 행사다.

전국에서 가장 젊은 북구를 젊은이들이 살기에 가장 좋은 도시로 만드는 것만큼 선배시민들이 살기에도 ‘그저 그만’인 더 말할 나위 없이 좋은 노인 복지도시 북구를 만드는 것도 우리의 큰 숙제다.

‘홀로아리랑’으로 유명한 가수 서유석은 ‘너 늙어봤냐 나는 젊어 봤단다’라는 독특한 제목의 노래를 불렀다. 우리는 모두 늙는다. 노인은 모두 젊은이였었다.

노사연은 ‘바램’이라는 노래에서 우리가 늙어가는 게 아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거라고 했지만 늙든 익어가든 누구나 노인이 된다. 젊은이들도 결국 고령화 사회 한 가운데로 나아갈 것이라는 말이다. 남의 일이 아니다.

김정희 울산북구의회 부의장

※외부원고는 본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대형 개발로 울산 해양관광 재도약 모색
  • [기자수첩]폭염 속 무너지는 질서…여름철 도시의 민낯
  • 신입공채 돌연 중단…투자 외 지출 줄이고…생산직 권고사직…허리띠 졸라매는 울산 석유화학업계
  • 아마존·SK, 7조규모 AI데이터센터 울산에
  • 울산, 75세이상 버스 무료 교통카드 발급 순항
  • 방어진항 쓰레기로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