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기준금리를 또다시 0.75%p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다. 미국은 가파른 금리 인상에도 인플레이션이 계속되자 4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이라는 강수를 뒀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 등과 회의를 열어 국내 금융시장에 적지 않은 파급을 가져올 것이라며 대책을 논의했다. 안 그래도 고금리·고물가·고환율·저성장이 심화되고 있는데, 국내 경제는 더욱 얼어붙을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2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3.00~3.25%에서 3.75~4.00%로 0.75%p 올렸다. 6월과 7월, 9월에 이어 이례적 4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밟은 것이다. 이로 인해 한미 기준금리 격차는 1.00%p까지 벌어졌다.
미국의 거듭되는 초고속 금리 인상은 한국경제에 엄청난 부담이다. 글로벌 경기가 여전히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해 수출 길이 막힌 상태이고, 고공행진하는 원·달러 환율 탓에 수입물가 상승기조는 더욱 강화될 것이다. 고환율·고금리·고물가의 ‘3고(高)’에 수출과 내수, 투자 세 부문 모두 부진을 면치 못하는 ‘더블 3고(苦)’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이날 중소·벤처기업에 나타날 수 있는 잠재적 리스크를 점검하고 선제 대응 조치를 논의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국내 기준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자금난에 봉착한 중소기업·소상공인의 회복에 어려움을 가중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에 경제위기가 현실화한다면 중소기업은 성장보다 생존문제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BNK금융그룹 소속 BNK경제연구원도 이날 ‘G2 경제 현황과 지역경제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 울산을 비롯한 동남권도 경기 하락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BNK경제연구원은 G2의 수요 둔화에 대비해 지역 수출기업에 신규 판로 정보, 마케팅, 무역금융, 인력 등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자이언트 스텝을 밟은 만큼 우리도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될 것은 확실하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선제적인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저소득층과 청년층, 중소기업 등에 맞는 맞춤형 지원방안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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