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에서 열린 제103회 전국체전에 학생 서포터즈 리더로서 참가하게 되었다. 이번 전국체전은 신종 코로나 사태 이후 최대 규모로, 전국 장애인 체전을 포함해 전국에서 4만여 선수단이 참가하는 아주 큰 경기였다. 가끔 텔레비전에서 보곤 했던 전국체전이 내가 사는 울산에서 열린다는 사실이 신기했고, 눈앞에서 멋진 스포츠 경기를 직접 참관하며 친구들과 함께 열심히 선수들을 응원할 내 모습을 상상하니 가슴이 설레고 두근거렸다.
우리가 응원하러 간 경기는 울산과학대학교에서 진행된 여자축구 경기였다. 울산과 대전의 경기였는데, 빈 경기장에 우리 학교 친구들이 들어가자 순식간에 한쪽 스탠드가 전부 채워졌다.
북의 묵직한 박자를 배경으로, 심심하지 않게 한 번씩 들어오는 꽹과리 박자와, 박자에 맞추어 펄럭이는 깃발이 어우러져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예쁜 모습이 되었다. 나는 단장으로서, 앞에서 친구들의 대형을 봐주고 박자를 맞추는 등 전체적인 감독을 맡았다. 관람하는 친구들의 함성과 응원 소리가 함께 들려서 선수들뿐만 아니라 나 자신까지 힘이 나는 느낌이 들었지만, 응원이 뜨거워질수록 서포터즈 친구들이 힘들어할 것을 알기에 친구들이 걱정되기도 하였다.
응원은 전반전이 끝난 후 잠깐의 휴식 시간을 가진 뒤 후반전까지 계속됐다. 쉬는 시간에 잠깐 댄스부 친구들이 댄스 공연으로 분위기를 띄워 주어서 응원 열기는 식지 않고 계속 이어졌다. 서포터즈뿐만 아니라 그냥 관람하는 친구들의 응원도 대단했는데, 선수들이 골을 넣을 때면 다 같이 함성을 내며 응원해 주었고, 다친 선수가 있다면 잠시 소리를 멈추고 걱정해 주었다. 모두들 울산, 대전 편을 가르지 않고 모두 함께 응원하며 누가 골을 넣든, 누가 이기고 지든 상관하지 않고 모두 함께 한 마음으로 응원했다. 타지에서 온 대전 선수들도 응원해 주는 모습에 마음이 따뜻했다.
우리가 열심히 응원하자 선수들도 힘이 나는 듯 더 열심히 경기를 뛰어 주셨다. 선수들의 축구 경기는 정말 멋있었다. 모두 열정적으로 경기에 임하셨는데, 경기가 흥미진진해서 잠시 응원하는 것을 잊고 경기를 구경하기도 하였다. 조금 한 눈 팔면 그 새에 공이 저 멀리 가 있고는 해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선수들이 공을 향해 빠르게 달려가는 모습, 공을 놓치지 않으려 열심히 뛰는 모습이 정말 존경스러워서. 잠깐이나마 나도 운동을 배워볼까 하는 생각도 들 정도였다.
서포터즈 친구들은 쓰레기를 줍고 주변 정리를 한 뒤 뒤따라 버스로 이동했다. 경기장의 소리가 멀어질 때 그제야 서포터즈 응원을 아무 문제 없이 잘 끝마쳤다는 안도감이 밀려오면서 경기중에 계속하고 있었던 긴장이 탁 풀어졌다. 한 시간 동안 응원을 하다 보니 목이 바짝바짝 타고 땀이 절로 나고 있었다.
몸은 힘들고 지쳤었지만, 경기장의 함성과 여운이 내 마음속에 깊이 남아 쉽게 가시지 않았다. 내 편 네 편 없이 모두 하나가 되어 스포츠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뜨겁게 달리고, 뜨겁게 응원했던 그 순간을 떠올리면 가슴이 벅차올랐다. 힘든 조건에도 열심히 응원단 일에 임해 주었던 서포터즈 친구들, 경기장에서 멋지게 뛰어 준 선수들, 그런 선수들을 지켜보며 하나가 되어 한목소리로 응원해 주던 관객들까지 모두 자신의 자리에서 열정을 가지고 임했기에 그런 가슴 벅찬 감동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슬로건인 ‘함께 뛰는 울산에서, 하나 된 대한민국’이란 문장처럼 모두가 함께 뛰고, 응원하고, 즐기며 하나가 되었던 이번 전국체전을, 나는 시간이 지나서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윤지후 현대청운중학교 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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