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 또 새로운 미술상이 제정됐다. 석유화학플랜트·토목엔지니어링 분야 서비스업체인 삼두종합기술 최영수 대표가 삼두미술상을 제정한다고 밝혔다. 매년 활발하게 활동하는 미술인을 선정해서 상금 2000만원을 지급하고 수상자의 작품전도 열어줄 예정이다. 오랜 기간 지역사회의 소외된 이웃을 위해 많은 성금을 내놓는 등 기업이익의 지역사회 환원에 관심을 기울여온 최 대표가 이번엔 미술에 대한 애정을 유감없이 발휘하면서 메세나에 나섰다. 최 대표는 개인적으로 150여점의 미술품을 소장하고 있을 정도의 미술애호가다. 코로나와 경기침체로 인해 점점 위축되고 있는 지역예술계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지역 향토기업들의 문화예술계에 대한 지원은 간간이 있어왔다.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는 기업은 덕양가스와 성전사 등이 있다. 덕양가스는 2001년 고 이덕우 회장이 춘포문화장학재단을 설립해 예술을 비롯한 각 분야에 걸쳐 매년 춘포문화상 수상자를 선정해 성금을 전달하고 있다. 성전사 김철 회장은 2004년 랑재문화장학재단을 만들어 문화예술 중심의 수상자를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대원그룹의 박도문 회장이 1995년 만든 대원교육문화재단은 매년 참교육인대상을 선정하고 있다.
미술상으로는 윤명희미술상이 있었다. 미술애호가로 한때 윤화랑을 운영했던 윤명희 전 울산시의회 의장이 2002년 소동문화재단을 만들어 매년 1명의 미술인을 선정해 상금 1000만원을 지급하고 해외여행과 작품전도 갖게 했다. 윤명희미술상은 (고) 박덕찬씨를 시작으로 김섭, 서정국, 심수구, 최석운, 도흥록씨를 거쳐 제7회 수상자 김준씨를 마지막으로 멈추었다. 윤명희씨가 정치인이 되면서 기부행위 논란 등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사라진 것이다.
삼두미술상은 그동안 지역에서 만들어진 문화예술지원을 위한 문화상들과는 조금 다른 면이 있다. 우선 기존 지역기업의 문화재단들이 음악 미술 문학 등 예술은 물론이고 체육과 봉사, 장학 등 다양한 방면에 수상자를 내는 것과 달리 미술에 집중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또 윤명희미술상이 개인의 이름을 내건 반면 삼두미술상은 지역예술단체인 울주문화예술협회와 문화예술활성화 협약을 맺으면서 출발했고 기업의 이름을 앞세웠다는 점에서 객관성이 담보되고 장기적 운용의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 대표는 장기적으로 삼두문화재단과 삼두미술관 설립의 꿈도 갖고 있다고 한다. 지역 메세나의 또 하나의 이정표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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