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화거리는 지자체가 관광·상권활성화를 목적으로 상대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특정 분야를 의도적으로 집중 배치한 테마거리를 말한다. 울산지역 기초단체도 10여년 전부터 특화거리를 만들어 왔고, 올해 들어서도 계속적으로 조성하고 있다. 하지만 성과가 그다지 높지는 않다. 오래된 특화거리 중에서도 상권침체로 생기를 잃어가는 곳이 있는가하면 최근에 조성된 특화거리도 특수가 엿보이지 않는다. 조성비는 물론이고 유지관리비만 낭비하는 것은 아닌지 점검이 필요하다.
남구는 특히 특화거리가 많은 지자체다. 2010년 삼산디자인거리를 시작으로 2013년 삼산웨딩거리가 조성됐고 올해 들어 지난 8월 공업탑1967특화거리, 10월 삼호곱창특화거리가 준공됐다. 이 가운데 삼산웨딩거리는 대표적으로 침체된 특화거리로 꼽힌다. 한때 63개의 결혼관련 업체가 몰려 있었으나 지금은 31개로 절반이나 줄어들었다. 코로나19의 영향이 있기도 했지만 다른 지역에 대형 웨딩홀이 생기면서 집중도가 떨어진 탓도 커 회복의 가능성도 높지 않다. 하지만 남구는 올해도 웨딩거리 시설물 개보수와 공공요금 등의 예산을 책정해두고 있다. 이제 한달여된 음식특화거리인 삼호곱창거리도 특화거리 조성에 따른 특수는 거의 없다.
이 밖에도 동구의 꽃바위외국인특화거리, 북구 정자대게거리, 남구 장생포고래고기거리, 중구 학성동가구거리, 성남동 양복점거리 등이 있다. 자생적으로 조성되기도 하고 지자체가 만들기도 한 이 특화거리들도 간판만 유지하거나 겨우 명맥을 이어오는 수준에 머물고 있는 곳이 많다. 이는 특화거리를 조성하는 것보다 유지관리가 더 어렵다는 것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특히 상권활성화나 관광객 유치를 목적으로 한 특화거리는 소비패턴과 시대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도태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미래가치에 대한 면밀한 분석 없이 즉흥적이고 감성적으로 조성해서는 안 된다.
특화거리 조성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기준은 이용자의 공감대다. 수적으로 많이 몰려 있어서 누가 봐도 특화거리라는 인상을 주거나, 오랜세월동안 독창성을 확보한 업체로 인해 점차 확산될 가능성이 있어야 한다. 특화거리 유지에는 업체에 대한 특혜가 아니라 이용자에 대한 특별한 서비스가 필요하다. 주변 환경 정비와 간판 설치, 거리 디자인으론 부족하다. 가격과 품질에 대한 만족도는 물론이고 다른 구역에 있는 업체와 다른 특별한 서비스도 제공돼야 한다. 특화거리라고 해놓고는 아무런 혜택이 없다면 굳이 그 거리를 찾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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