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가의 정원이야기(33)]겨울정원을 준비하는 가드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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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홍가의 정원이야기(33)]겨울정원을 준비하는 가드닝
  • 경상일보
  • 승인 2022.11.2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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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홍가 (주)쌈지조경소장·울산조경협회부회장

겨울을 향해 달려가는 계절. 정원 조성 현장마다 막바지 식재 작업이 한창이다. 아직은 이른 아침 이슬이 촉촉하다. 갓 심은 식재지에 나무껍질을 덮어준다. 이를 멀칭이라고 하는데, 극한 외부 환경으로부터 식물이 잘 자랄 수 있도록 뿌리를 지켜주는 역할을 한다. 노출된 맨 땅은 추위에 취약하다. 비라도 오면 땅에 물웅덩이가 생기거나 토양 속 영양분이 씻겨 내려가 버린다. 멀칭은 토양의 기존 상태를 유지 시켜 주는 역할을 하기에 추운 겨울이 오기 전 가을에 하는 게 좋다. 토양이 얼어 있는 겨울이나 이른 봄, 뜨겁고 건조한 여름에는 피하는 것이 좋다.

습한 환경을 좋아하는 식물은 낙엽이나 바크 부엽토 등을 사용할 수 있다. 비옥한 환경을 좋아하는 식물은 부엽토나 퇴비를 덮어준다. 이런 유기물 재료와 달리 마사토나 자갈, 돌 같은 무기질 재료도 있다. 토양에 영양분을 공급하지는 않지만 한번 멀칭한 뒤 오랫동안 유지되기 때문에 손이 덜 가고 저관리정원에 적합하다. 식물의 생육환경에 맞는 멀칭재를 고르려면 자생지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숙지해 두어야 한다. 평소 산이나 들에서 식물을 눈여겨보면 도움이 된다.

겨울을 앞둔 식물들은 생존을 위해 잎이 떨어지고 지상부가 마른다. 아무래도 정원은 자연 상태와는 다르게 흐드러진 모습보다는 정리 정돈이 필요하다. 마른 가지나 죽은 잎 등을 잘라주고 새로운 싹이 날 수 있도록 묵은 가지를 잘라주어 깔끔하게 다듬는다. 이때 가지의 형태가 아름답고 열매나 마른 잎 등의 색이 아름다운 식물은 겨울 동안 즐길 거리를 제공해 주기 때문에 그대로 두어도 좋다. 미국 낙상홍이나 섬개야광나무의 빨간 열매, 말채나무의 붉은 가지, 그라스의 황금빛 마른 잎은 겨울 정원을 즐기는 감상 포인트가 되어준다. 목수국의 바싹 마른 꽃대에 눈이라도 내리는 날은 환상적인 눈꽃을 만나는 특혜도 주어진다.

앞뜰 정원이 바쁜 일상에 손을 못 대어 널브러져 있다. 그라스와 마른 꽃대와 샐릭스 가지를 다듬으며 돌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정홍가 (주)쌈지조경소장·울산조경협회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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