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CEO포럼]높은 이자 대응을 위한 자산재평가제도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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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CEO포럼]높은 이자 대응을 위한 자산재평가제도 활용
  • 경상일보
  • 승인 2022.11.2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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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우 가온감정평가법인 울산지사장 본보 차세대CEO아카데미2기

“세계 경제가 미약한 성장과 높은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하는 시기로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 2022년 6월 세계은행 총재 데이비드 맬패스(David Malpass)가 한 말이다. 정부의 지원과 코로나 안정세로 소비와 투자가 되살아나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전쟁 등으로 공급이 원활하지 못했고 올해 초부터 물가가 급등세로 돌아서면서 인플레이션 문제가 심각하다.

2022년의 인플레이션 우려는 스테그플레이션(stagflation)이라는 용어가 거론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문제시 된다. 스테그플레이션은 불황을 뜻하는 스태크네이션(stagnation)과 지속적인 물가 상승을 뜻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 경기가 부진한 상황에서 물가가 계속 큰 폭으로 오르는 상황을 말한다. 가파른 물가의 상승에 맞서 중앙은행들은 기준금리의 급격한 인상으로 대응하고 있다.

코로나 시기에 급격한 성장을 이룬 쿠팡 등 e커머스 업계를 살펴보면 최근에는 계획된 적자로 인한 성장에 초점을 맞춰온 전략에서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으로 변화하며 대응해 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온라인 쇼핑시장의 성장이 둔화되고 고물가, 고금리의 위기상황을 맞은 현 상황에서 새벽배송 등 적자분야의 사업을 철수하고 비용을 줄이는 등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경기불황으로 인해 성장을 통한 매출증대가 힘들다면 기업은 비용절감을 통한 수익개선을 살펴보아야 한다. 기준금리의 가파른 상승으로 기업의 대출이자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불황으로 운용자금의 확보가 필요한 시점에서 기업은 대출비율을 줄이기 힘들다. 그렇다면 기업들은 대출이자율의 상승폭을 최대한 방어해 이자비용에 대한 부담을 덜어야 할 것이다.

기업과는 반대로 경기불황인 상황에서 은행은 기업에 대한 대출에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 은행도 기업 대출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은행은 기업에 대출이자율을 결정할 때 담보로 확보한 자산의 가치, 현금흐름, 부채비율 등 다양한 기업정보를 활용한다. 이 중 부채비율은 외부의 이해관계자들 특히 은행이 기업의 재무안정성을 평가하는데 사용하는 중요한 비율이다. 부채비율이 낮아지면 신용등급이 상승할 수 있고, 이자율도 낮아질 수 있다. 부채비율이란 타인자본과 자기자본과의 관계를 나타내는 비율로서 ‘부채/자본’의 공식으로 계산된다. 따라서 자본이 증가하면 재무상태표상에 표시되는 부채비율이 낮아지게 된다.

경기불황기에서 기업이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자본증가 방안은 무엇이 있을까? 1998년 IMF외환위기 때 한시적으로 도입된 이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기업의 재무구조를 보호하기 위해 금융감독원이 국제회계기준(IFRS: International Financial Reporting Standards)을 2011년부터 도입하기로 결정하면서 자산재평가가 허용됐다. 자산재평가란 법인 또는 개인의 사업용 자산가액을 현실에 맞게 재평가하는 것이다.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유형자산의 가치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한다. 재무상태표(이하 장부)상 유형자산의 가치가 시가와 같을 수도 있지만 장부상의 가액이 취득 당시의 가액인 경우 실제의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토지의 경우 장부가 보다 시가가 높아진 경우 자산재평가가 유용해진다. 자산재평가를 통해 상승된 가액을 새로운 유형자산의 가치로 삼을 수 있는 것이다.

자산재평가를 통해 자산이 증가한 만큼 동일한 금액을 자본항목인 기타포괄손익누계액 항목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이와 동시에 자본이 증가하게 된다. 즉, 자산재평가를 통해 자본을 증가시켜 부채 비율을 떨어뜨릴 수 있는 것이다. 증가된 차액은 손익계산서상 수익으로 인식되지 않기 때문에 별도의 세금도 부과되지 않는다.

좋은 정책과 제도가 있더라도 몰라서 활용하지 못한다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가파른 금리인상과 경기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이 자산재평가라는 제도를 활용하여 조금이나마 대출 이자에 대한 부담을 덜었으면 한다.

김태우 가온감정평가법인 울산지사장 본보 차세대CEO아카데미2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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