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론(Drone)은 꿀벌, 개미 등 벌목과 곤충의 수컷을 칭하는 말이다. 현재 ‘드론’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게 된 유래는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미국 군사 분석가인 스티븐 살로가의 설명이 가장 설득력이 있다. 이는 1935년 영국공군의 훈련용 복엽기 ‘타이거 모스(Tiger moss)’를 대공사격 훈련용 무인기로 개조하면서 ‘DH 82B 퀸 비(Queen Bee, 여왕벌)’라는 별명을 붙이면서 시작되었다. 미국의 윌리엄 스탠리 해군 참모총장은 퀸 비의 비행훈련 모습을 참관하고 본국에 돌아가 해군 대공포 표적용으로 무인 비행체 개발을 지시하게 된다. 영국은 여왕이 통치하는데 여왕이라는 이름을 가진 표적을 공격할 수 없기 때문에 이 표적 무인기의 이름을 여왕벌을 뜻하는 퀸 비 대신에 수컷 벌을 의미하는 ‘드론’으로 명명하게 된다. 그 후, 미 해군은 무인 비행체의 ‘윙윙’거리는 프로펠러 소리가 수컷 벌이 하늘을 날아다니는 소리와 같다는 의미로 계속 사용하게 됐다.
이렇게 유래된 드론을 현재는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지 한번 살펴보자. 우리나라의 ‘드론활용의 촉진 및 기반조성에 관한 법률’(약칭: 드론법)에 의하면 ‘조종자가 탑승하지 아니한 상태로 항행할 수 있는 비행체’ 즉, ‘무인비행장치(무인동력장치, 무인비행선), 무인항공기, 그 밖의 원격, 자동, 자율 등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방식에 따라 항행하는 비행체’로 정의하고 있다. 쉽게 말하면, 사람이 탑승하지 않고 항공역학을 이용해 기체의 양력을 얻고 자율 비행과 원격조정이 가능한 모든 종류의 무인기를 말한다.
이러한 드론은 개발 초기에는 대부분 군사적으로 사용목적에 따라 표적드론, 정찰드론, 감시드론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현재는 활용목적에 따라 군사용, 소비자 시장용이나 서비스 시장용으로도 구분한다. 또 다르게 비행구조에 따라 일반항공기처럼 날개가 고정되어 있는 고정익과 로터(Rotor)를 갖고 있는 회전익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현재 많이 사용되고 있는 멀티곱터(Multi Copter)는 여러 개의 로터를 가진 회전익 비행체로 회전익의 로터 수(2개, 3개, 4개)에 따라 각각 바이콥터(bi copter), 트라이콥터(tri copter), 쿼드콥터(quad copter)로 불리고 있다.
최근에 이러한 다양한 종류의 드론을 활용한 산업이 미래를 이끌 신산업으로 급부상 하고 있다. 20세기 초에 군사용으로만 개발되어 정찰과 감시, 폭격의 임무를 수행했으나, 통신 및 항법기술, 제어 및 탐지기술, 센서 및 정보처리기술의 발달로 4차 산업혁명의 융합기술 수요증가와 함께 다양한 분야로의 진출이 이뤄지면서 상업용으로의 급속한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상업용 드론은 개인정보 보호 등을 이유로 교통·운송 분야에 한정해 발전해 왔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드론법과 규제정책들이 정립되면서 토양상태, 기상상황 등을 효과적으로 파악해 농약 사용량 측정 등에 효과적으로 사용, 활용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사회기반시설, 정밀지도 제작 등의 과학연구에서부터, 범죄예방, 정보보안, 재난 안전이나 산불 감시, 다양한 촬영기법을 통한 미디어 분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운용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소형 카메라를 장착한 소형 드론을 조정해 드론이 찍은 영상을 실시간으로 스마트폰으로 보면서 CCTV 관제센터로 전송해 산림훼손 감시, 산사태 우려지역 및 산림 병해충 예찰 등을 효과적으로 감시하는 시스템이 현재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단체마다 도입돼 사용되고 있다. 특히 사람이 접근해 확인하기 힘든 지역에 드론을 통한 순찰을 강화해 산림보호와 각종 사고 예방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더 나아가 DHL, 구글, 아마존 등과 같은 글로벌 다국적 기업들은 운송 수단 등에 다양하게 드론을 상업적으로 운용, 사용하고 있다. 최근에 구조물 감지, 위치와 속도 인식 등을 제어하는 기술과 항법 기술을 연계, 빅데이터를 활용한 자료처리 기술의 연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 서울 도심 한 중심지에서 일어난 10.29(이태원)참사 현장에 첨단 드론을 날려 골목마다의 현장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인명구조를 비롯한 모든 조치를 취했으면 어떠했을까 라는 생각이 문득 뇌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하양 울산과학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