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울산 해저도시’ 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지난 4월13일 해양수산부의 ‘해저공간 창출 및 활용 기술 개발 공모사업’에 선정된 울산은 사업 주관 연구기관인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과 함께 오는 12월5일 부산 영도구에서 1단계 성과 보고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국내 최초로 개발에 들어가는 울산 해저도시는 앞으로 모든 해저도시의 표본이 될 것으로 예상돼 울산을 알릴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그 동안의 해저기술을 총망라하는 계기가 될 뿐만 아니라 해양과학 분야 최첨단 기술의 집약체로서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울산시에 따르면 최초 해저도시의 테스트베드로 선정된 곳은 서생면 나사항 2.5㎞ 앞바다 해저 30m 지점이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을 비롯해 한국해양대학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롯데건설, 현대건설, SK텔레콤 등 해양·우주·통신·건설 분야 23개 기관·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이처럼 많은 기관들이 참여하는 것은 육상 도시와 달리 해저 도시는 모든 분야에서 조건이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수중에 대형 구조물을 지을 경우 공법이나 설계가 완전히 달라지는 것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이 모든 조건을 극복하고 물 밑에 새로운 세상은 만들어내면 비로소 고부가가치 미래 신산업들이 창출되는 것이다.
미국, 일본, 해양 선진국들은 해저도시 건설 연구나 계획을 우리보다 먼저 시작했다. 그 중에서 관광 분야 개발은 이미 상업화했다. 그러나 아직 본격적인 해저도시를 건설한 나라는 없다. 괌의 ‘피시 아이 마린 파크’, 두바이의 ‘아틀란티스 더 팜 호텔’, 몰디브의 수중 스파 ‘후 바펜 푸시 몰디브’ 등 많은 수중 시설이 있지만 해저도시라 부를 만한 도시는 없다.
해저도시는 극한 환경 속에서 인류의 생존을 가능케 하는 최첨단 기술의 결정판이다. 에너지는 물론 로봇, 전자통신 등 다양한 분야의 첨단 기술 융합이 필요하다. 육지보다 안전성이 8배 높고 전력 소모는 50% 이상 절감할 수 있는 수중 데이터센터 운영기술 연구, 고립된 우주와 유사한 환경에서 진행하는 우주 개발 연구, 극한 조건에서 운항하는 잠수함 등 부품·재료 기술 개발 연구 등도 가능하다. 시는 내년 2단계 사업을 위해 총 52억4200만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한다. 모쪼록 울산이 해저도시 건설의 선두주자로서 거침없이 전진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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