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은행이 없어지고, 은행원은 사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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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은행이 없어지고, 은행원은 사라질까?
  • 이형중
  • 승인 2022.12.0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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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주 NH농협은행 울산 공업탑지점장
정보기술, 디지털기술 등의 발달로 은행거래의 패턴이 많이 바뀌고 있다. 개인적인 은행 업무는 핸드폰을 통한 모바일뱅킹이나 인터넷뱅킹으로 시간과 장소에 구애없이 편리하게 할 수 있다. 물론 핸드폰이나 컴퓨터 이용이 원활하지 못한 시민들은 은행지점을 찾을 수밖엔 없지만, 점점 더 은행창구를 찾지 않고 거래하는 경우가 많아 질 것이다.

금융감독원 보도자료를 보면 2021년 은행거래에서 인터넷뱅킹(모바일뱅킹 포함)이 74.7%, 자동화기기 거래는 16%, 은행 창구 거래는 5.8%를 차지했다고 한다. 더욱이 은행 창구에서 거래비율은 2018년 8.9%에서 빠른 속도로 감소되고 있는 현실이다. 은행지점 현장에서 근무하는 필자도 대출이나 외환업무를 제외한 금융거래는 거의 핸드폰을 통해 하고 있다,

현대인들은 스마트폰 없이는 생활하기 힘들다. 은행들은 시민들이 가장 손쉽게 접촉할 수 있는 스마트폰을 통해 편리하고 더 많은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필자가 근무하는 은행에서도 고객들이 손쉽게 이용할수 있는 ‘앱’이 제공되고 있고, 은행별로 독자적인 앱을 운영중에 있으며 계속적으로 기능을 늘리고 있는 추세이다.

지점 하나 없는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의 분기사업현황 자료를 보면 2022년 9월말 기준으로 예금 32조원에 대출이 26조원이다. 한국은행 울산본부에서 발표한 2022년 8월말 울산지역 금융기관 여수신동향 자료에 따르면 울산지역 은행들의 총 예금이 22조원, 대출이 32조원이다. 2016년 설립된 지점 하나 없는 카카오뱅크가 울산지역 은행들을 모두 합한 규모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정보기술의 발달 등으로 은행지점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금융감독원 자료를 보면 지난 10년간(2012~2021년) 은행 지점은 1212개가 사라진 것으로 나온다. 가까운 은행 지점을 좀 더 큰 지점으로 통합하고 있는 추세다. 울산도 이러한 경향은 예외가 아니어서 거래하는 은행 지점이 다른 지점으로 통합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럼 은행원은 사라지게 될까?

얼마전 ‘월요일이 사라졌다’라는 영화를 재미있게 본 적이 있다. 미래 어느 시기에 아이를 한명만 낳도록 하는 원칙이 정해져 있는데, 7명의 자매 쌍둥이를 몰래 낳아서 아이들에서 ‘먼데이’ ‘튜즈데이’ 등 요일별로 이름을 정해주고 자신이 해당하는 요일에 밖으로 나가게 하는데 결국 월요일에 나간 ‘먼데이’가 사라지면서 전개되는 얘기이다.

과거 은행은 지점을 만들어 놓고 고객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지금은 과거처럼 고객이 은행을 찾는 빈도가 높지 않다. 앞으로는 은행원이 고객을 찾아가게 될 것이다. 은행 직원별로 월요일, 화요일 등 요일을 정해놓고 나가지는 않겠지만 은행지점에서 은행원이 사라지게 될지 모른다. 필자는 몇해 전 미국을 여행한 적이 있다. 여행 중에 미국의 은행지점에 가 보았다. 창구는 시외버스터미널처럼 큰 유리에 아래쪽으로 동그랗게 조그만 구멍이 나있고, 직원도 2명 정도 있었다. 그 대신 창구 옆에 상담하는 방이 여러개 있었다. 주식이나 채권 등 시민들의 자산투자 관련이나 기업체 거래 등을 주로 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은행은 많은 거래를 하지만 주로 시민들의 예금을 받아서 대출을 해주는 역할을 한다. 어찌보면 산업의 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은행의 지점이 줄어들고 정보기술의 발달로 인터넷 및 모바일뱅킹 비중이 늘어 나겠지만, 시민들에게 신뢰와 믿음을 주는 따뜻한 은행이 되었으면 하는 희망으로 오늘도 은행 지점을 나선다.

이명주 NH농협은행 울산 공업탑지점장

※외부원고는 본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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