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준비하려 가스 켤때마다 돈 겁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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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준비하려 가스 켤때마다 돈 겁나요”
  • 석현주 기자
  • 승인 2023.01.3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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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남구에서 뼈해장국 전문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혹독한 겨울을 나고 있다. 국을 끓이기 위해서는 온종일 가스를 사용해야 하는데 가스비가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그는 “1년 전 겨울에 20만원하던 가스비가 지난달엔 35만원이 넘게 나왔다. 가스비를 아끼라는건 음식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국을 끓여야 하니깐 가스사용을 줄일 수도 없고, 가스불을 켤 때마다 겁난다”고 씁쓸해 했다.

30일 한국가스공사와 한국도시가스협회에 따르면 작년 12월 기준 업무난방용 가스 도매요금은 MJ(메가줄)당 34.69원으로, 1년 전인 2021년 12월(22.01원) 대비 57.6%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주택용 난방요금이 42.3% 오른 것보다 훨씬 높은 인상률이다.

업무난방용 요금은 주거 목적 이외의 건축물에서 난방을 목적으로 사용되는 가스 요금을 말한다.

유난히 추운 올겨울에 가스 사용량이 예년보다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체감 인상률은 더욱 높다.

특히 지난달 업무난방용 가스요금(34.69원)은 주택용 난방요금(18.40원)의 약 2배에 달했다.

도시가스 난방 요금은 크게 민수용(주택용)과 상업용(업무난방용)으로 나뉜다. 자영업자들에게 적용되는 일반용(영업용 1·2) 가스는 민수용 요금을 적용받아 동절기 기준 MJ당 16.98원으로 현재 용도별로 가장 낮다. 다만 이는 난방 이외의 목적으로 사용되는 가스다.

업무난방용 도시가스 요금이 높은 이유는 민수용이 아닌 상업용 요금을 적용받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 가정과 자영업자가 사용하는 주택용·일반용 도시가스 요금은 원료비 연동제에 따라 2개월(홀수월)마다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반면 상업용·발전용 요금은 국제 천연가스 가격에 즉각 연동해 1개월 주기로 자동 조정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른 글로벌 에너지 수급난으로 국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상업용·발전용 가스 도매요금도 급등했다.

이처럼 도시가스 요금 인상 폭이 높아지면서 가스를 사용할 일이 많은 음식점과 목욕탕 등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특히 재작년 코로나 확산 여파로 인해 한 차례 폐업 위기를 겪었던 목욕탕·사우나 업주들의 불만이 큰 상황이다. 목욕탕 비용의 대부분이 물을 데우고 시설을 유지하는 데 쓰이는 가스비와 전기요금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대형 목욕탕은 헬스장이나 사우나 등 다른 업종과 함께 운영할 수 있지만, 동네 조그마한 목욕탕은 오로지 목욕 손님만 받아야 하기에 상황이 더욱 열악하다.

울산 중구에서 동네목욕탕을 운영하는 B씨는 “코로나 확산 이후 손님이 줄어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직원도 고용하지 않고, 부부 둘이서 일하고 있다”면서 “가스에, 상수도에, 전기까지 목욕탕에서 많이 쓰이는 공공요금 다 올라 버리니 고정 비용을 내고나면 남는 게 거의 없다. 더이상 버티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도시가스를 사용하지 않는 자영업자들도 전기요금 인상으로 고민이 깊어졌다.

울산 중구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한 업주는 “테이크아웃 주문이 많다 보니 입구를 완전히 닫아 둘 수가 없다. 일부 개방한 상태에서 히터와 온풍기를 가동하다 보니 전기세가 부담”이라면서 “문틈 사이로 들어오는 찬 공기를 조금이라도 막기 위해 문풍지와 뽁뽁이 등을 붙여 난방비를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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