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요금 인상에 새해 첫 달 물가가 다시 상승세를 기록했다. 석유류 상승세는 둔화됐으나 전기·가스·수도 요금이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2일 오전 찾은 울산 남구 신정시장. 점심시간을 앞두고 사람이 몰려야하는 시간임에도 가게에는 한산한 모습이었다. 장을 보러 온 시민들도 꼭 필요한 반찬거리만 구매해 장바구니가 가벼워 보였다.
신정시장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사장 A씨는 “1만6000원 하던 시금치(10㎏)가 3만8000원까지 올랐다. 부추 가격도 엄청나게 올랐다”며 “물가가 내려야 장사가 될텐데 큰일이다”고 토로했다.
채소를 비롯한 농산물의 가격도 올랐지만 시민들의 화두는 단연 전기·가스·수도 요금이었다.
카페를 운영하는 사장 C씨는 “영업시간을 줄였는데도 이번달 전기료가 51만2970원이 나왔다”며 “원래대로 장사했다면 100만원 가까이 나왔을 것”이라며 “아직 수도요금 명세서는 나오지 않았는데 얼마가 나올지 걱정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가스비와 전기요금 상승은 중소기업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울산의 한 에폭시수지 제조업체는 지난달 스팀 사용료(가스비)가 1억원 정도 나왔다. 6개월 전 7000만~8000만원이던 것과 비교하면 20% 이상 오른 것이다. 전기요금은 6000만원 정도 부과됐는데, 역시 6개월 전보다 20%가량 올랐다.
업체로서는 에너지 비용 상승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고 싶지만, 가격을 올리면 판매량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1월 울산지역 소비자물가지수는 110.07(2020년=100)로 전년동월 대비 5.0% 상승했다. 전월과 비교하면 0.8% 소폭 상승했다. 전국 소비자물가지수는 110.11(2020년=100)로 전년동월 대비 5.2% 올랐다.
울산지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5.8%) 이후 11월 4.9%, 12월 4.8% 등 하락세를 이어오다 지난달 다시 5%대를 기록하며 상승했다.
1월 물가 상승을 견인한 품목은 채소를 비롯한 농산물과 전기·가스·수도 요금이었다.
새해부터 물가 부담을 이끌었던 전기·가스·수도요금은 전년동월 대비 28.9% 상승,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전기료는 전년동월 대비 29.5% 상승하며 역대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도시가스비도 전년동월 대비 36.4% 상승하며 1998년 4월(48.2%) 이후 24년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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