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3·8 전당대회가 바짝 다가오면서 당권주자들간의 주도권 경쟁이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돼 중반전 관전포인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당권주자 4인방(김기현·안철수·천하람·황교안 이상 가나다순) 가운데 울산 출신 김기현 의원과 경기도 분당 출신 안철수 의원이 여론의 선두권을 놓고 격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또 3~4위에서 상위권으로 치고 오르려는 천하람·황교안 두 원외주자들의 공세도 강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5일 첫 방송토론(TV조선)에 이어 20일 예고된 2차 TV토론(MBN)에서 당권주자간 공방의 수위에 따라 당심과 여론이 출렁일 수 있어 주목된다. 여기다 중반 최대 관전 포인트는 천하람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이른바 ‘골든 크로스’(역전) 성사 여부다. 만일 종반전으로 치닫는 이달말께 여론에서 천 후보가 안 의원을 제치게 될 경우엔 결국 ‘김기현 대 천하람’의 대결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또한 김기현 후보와 황교안 후보의 연대 여부도 주목된다. 중반전 여론추이와 쟁점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이유다. 전당대회까지 합동연설회는 4차례(21일 대전·세종·충북·충남, 23일 강원, 28일 대구·경북, 3월2일 서울·인천·경기), TV토론은 3차례(20일, 22일, 3월3일)가 남아있다.
◇중반전 엎치락뒤치락 여론추이
피플네트웍스리서치(PNR)가 폴리뉴스 의뢰로 지난 14~15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3003명 가운데 국민의힘 지지자 1387명(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6%p)을 대상으로 당 대표 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김기현(41.2%), 안철수(24.6%), 천하람(13.4%), 황교안(12.6%) 후보 순으로 분석됐다. 가상 양자 대결에선 김 후보 50.8%, 안 후보 38.1%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 대상 조사에서는 천하람 후보가 24.2%로 1위를 차지했고 이어 안철수(23.5%), 김기현(22.1%), 황교안(8.1%) 후보 등의 순이었다. 이 조사는 무선전화 100% 무작위추출(RDD) 자동응답방식으로 응답률은 3.2%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3~15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는 국민의힘 지지층 395명의 조사 결과로만 봤을 때 안 후보가 30%로 김 후보(26%)를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서 ±4.9%p) 내에서 앞섰다. 황 후보는 8%, 천 후보는 6%였다. 가상 양자 대결에선 안 후보 43%, 김 후보 39%로 각각 분석됐다. 직전 조사(1월 5주 차) 대비 안 후보는 2%p 내렸고, 김 후보는 4%p 올랐다.
전체 응답자 대상 조사에서는 안철수(23%), 김기현(11%), 천하람(11%), 황교안( 5%) 후보 등 순이었다. ‘없다+모름/무응답’은 46%였다. NBS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면접조사로, 응답률은 21.4%다.
◇84만 책임당원 표심과 향후 전망
이번 전당대회에 참여할 84만명의 책임당원의 당심은 예측불허 상황의 ‘럭비공’과도 같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당권 주자간 ‘조직과 바람’이 뒤엉키면서 여론추이 판단을 어렵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1차 TV토론회의 경우 당권 주자간 치열한 주도권 다툼에선 선명성과 정체성, 당대표 노선 등이 일정부분 가시화 됐다. ‘친윤’과 ‘비윤’ ‘어정쩡’ 후보가 누구인지 대략적으로 구분됐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쟁점 역시 크게 부각되진 않았지만, 개별 주자간 강점과 약점이 상당부분 드러났다. 연장선에서 향후 주자간 공격 포인트와 방어기제에 따라 여론의 가변성이 예상된다.
이에따라 20일 개최되는 2차 TV토론에선 의외의 쟁점이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때문에 2차 TV토론에서 주도권을 누가 잡느냐에 따라 종반전으로 치닫는 과정에서 순위가 뒤바뀔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