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히 이들 당권주자들은 이날 2차 TV토론(MBN)에서도 중반 여론 주도권을 잡기 위해 상대의 취약점을 들춰내며 날선 공세를 퍼부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선두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는 김기현·안철수 의원은 내년 4월 총선 공천 로드맵을 놓고 충돌했고, 바짝 뒤쫓고 있는 천하람·황교안 두 원외주자는 김·안 의원을 겨냥해 전략적 협공을 펼치면서 자신의 강점을 부각하는데 집중했다.
울산출신 김기현(남을)의원은 당 대표가 될 경우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을 “밀당(밀고 당기는)하는 부부관계 개념”으로 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후보는 “여당 대표가 대통령의 잘못을 지적한다고 유승민 전 의원 처럼 하면 안 된다. 윤 대통령과 둘이 만나서 담판을 지어야 한다. 가든 부든 거기서 결론을 지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지지율이 “전당대회 초반 5~6%에서 시작했는데, 지금은 50%를 넘보기까지 왔다. 저평가 우량주였던 것이 알려지기 시작해 ‘유망투자 가치주’로 떠오르고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또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를 이뤘던 장제원 의원 등 친윤(친윤석열) 핵심 그룹에 대해선 “경쟁자들이 그들을 막연하게 악마화해놓고 있다. 장 의원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장 의원만 못하다”고 지적했다.
안철수 의원은 “총선 승리는 민심이 결정하는 것이다. 당원들이 투표할 때도 누가 민심에 가장 잘 호소해서 우리 당 후보들을 당선시킬 수 있는가를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이어 당 대표가 되면 ‘용산과의 호흡’에 대해 “‘윤심은 없다’는 윤 대통령 말씀을 믿는다. 함께 일을 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것은 대통령직인수위를 거치면서 다 증명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또 ‘총선승리 이후 당대표 사퇴’ 발언과 관련해선 “계파와 줄 세우기는 총선이 끝나고 당 대표가 당직을 나눠주면서 시작된다. 그때부터 대선을 위한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것이고, 그걸 안 하겠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내년 4월)총선에서 지면 대선은 없다. 이재명 대표 문제 때문에 총선을 낙관하는 분들도 있는데 긴장해야 한다. 민주당은 상황이 안 좋으면 변신을 잘한다”면서 사실상 총선 필승에 방점을 찍었다.
순천갑 당협위원장인 천하람 변호사는 자신의 ‘선전’에 대해 “1등 공신은 김기현·안철수 후보다. 당의 근본적 문제에 제대로 된 진단과 처방을 하는 후보가 천하람 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천 후보는 당 대표가 될 경우, 윤석열 대통령과 관계에 대해 “대통령과 일부러 각 세울 생각은 없다”면서도, 윤 대통령이 총선을 앞두고 공천 지분을 요구할 경우엔 “웃으면서 ‘안 된다’고 하겠다”고 잘라말했다.
천 후보는 또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도 함께 갈 수 있나’라는 지적에 “당연히 함께 간다. 다만 지역구 평가뿐만 아니라 전국구 단위의 국회의원 중간평가를 해서 안하무인 행태에 대한 적절한 심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모든 건 국민과 당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형태로 이뤄지게 하겠다. 윤핵관을 대체한다고 했는데, 갑자기 ‘천핵관’이 생기면 문제 있는 것 아니겠나”라고 했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는 현재 지지율에 대해 “3~4개월 전만 해도 유승민이 당 대표 지지율 1위였다. 지지율은 언제든 바뀐다. 결승전에서 내가 이길 수 있는 전략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전 대표는 이어 “흔들리는 정통 보수정당을 재건하자. 싸울 줄 아는 정당으로 바꾸자. 이를 통해 30년 자유민주 정권을 창출하자. 정권을 한 번만 더 빼앗기면 사회주의 국가가 된다. 다음 세대를 공산당 치하에 살게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링컨도 선거에 8번 지고 9번째에 이겼다. 처음부터 성공하는 정치인은 별로 없다. 정치를 시작하고 자유한국당에 들어갔을 때 당 지지율이 10%도 안 됐지만, 총선에서는 지지율이 35%를 넘었다. 당 대표로 있던 1년2개월이 실패한 기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경선가도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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