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값 하락기를 틈타 선호도가 높은 신축과 더 넓은 면적으로 이동하려는 아파트 갈아타기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전방위적인 주택가격 하락에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수요자들이 더 쾌적한 주거환경을 추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통해 연식별 아파트 거래 비중을 분석한 결과, 5년 이하의 울산 아파트 거래 비중은 작년 1월(이하 계약일 기준) 전체 거래의 13.7%였으나 올해 1월 15.2%로 커졌다.
같은 기간 전국의 5년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도 9.7%에서 19.6%로 두 배 이상 늘었다.
반면 준공 후 20년이 넘은 구축 아파트 거래 비중은 큰 폭으로 줄었다. 작년 1월과 올해 1월을 비교하면 50.4%에서 40.0%로 줄어든 것이다.
더 넓은 평형으로 갈아타려는 수요에 힘입어 소형 아파트 거래 비중은 줄고 중소형 이상 거래가 늘어나는 양상도 나타났다.
작년 1월 울산에서 전용면적 60㎡ 이하(소형) 아파트 거래 비중은 전체의 40.0%였지만, 올해 1월에는 34.2%로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60㎡ 초과~85㎡ 이하(중소형) 아파트 거래는 53.2%에서 60.0%로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 역시 소형 아파트 거래 비중은 작년 1월 51.5%에서 올해 1월 41.5%로 줄었지만, 중소형 거래는 40.9%에서 49.3%로 늘었다. 구축보다는 신축, 소형보다는 중소형 아파트 거래 비중이 1년 새 눈에 띄게 늘어난 데는 주택가격 하락이 가장 큰 요인이다.
한국부동산원의 연령별 매매가격지수 통계에 따르면 입주 5년 이내의 울산 아파트가격이 지난달 3.20% 하락했다. 11월 이후 3개월 연속 3%대 하락률을 보였다.
특히 2022년 2월 이후 12개월 연속 입주 5년 이내의 아파트가격이 5년을 초과한 아파트보다 높은 하락폭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앞서 부동산시장 상승기에 연식이 오래된 아파트들보다 더 큰 폭으로 상승했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2020년 입주를 시작해 올해로 4년차를 맞은 울산남구호수공원대명루첸(73㎡)의 경우 2020년 9월 7억3000만원(26층)으로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최근에는 4억원(5층)까지 떨어졌다.
2019년 입주해 올해로 5년차를 맞은 울산송정반도유보라아이비파크(84㎡) 역시 2021년 10월엔 7억2800만원(20층)까지 치솟았지만, 올해는 4억6500만원(8층)까지 떨어졌다.
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입주 물량이 늘면서 준공 5년 이내 신축 아파트 물량이 풍부해졌다”며 “집값 하락기를 맞아 신축에서도 낮은 가격대 매물이 나오고, 비교적 넓은 평형대도 가격이 저렴해지면서 상대적으로 시장 진입장벽이 낮아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