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울주군이 시행하는 서생면 진하리의 도시계획도로 개설 공사와 관련, 공사구간 내 포함된 수령 200~300년 가량된 곰솔 2그루의 보존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주민들은 보존 가치가 있다며 보존 또는 이식을 요구하고 있으나, 군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갈등을 빚고 있다.
8일 찾은 울주군 서생면 진하리 74-8 진하해수욕장 인근 주택가. 이 곳에서는 ‘서생 진하 도시계획도로(중2-228호)’ 개설공사가 지난해 7월부터 진행중이다. 길이 220m에 도로 폭은 기존 8m에서 15m로 늘어난다. 오는 5월말 완공 예정이나 여러가지 민원 등으로 공사가 지체되고 있다.
이는 도로 확장공사 구간에 곰솔 5그루가 포함돼 있는데 2그루의 처리를 놓고 주민들과 울주군이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도로 공사 구간에 곰솔 3그루는 한 가운데 있고, 나머지 2그루도 구간에 포함돼 있어 5그루 모두 제거 또는 이전이 불가피하다. 이 지역은 옛부터 곰솔이 많이 심어져 있는 곳으로 인근에는 아름드리 곰솔 20여그루가 심어져 있는 공원도 있다.
5그루 중 수령이 상대적으로 오래되지 않고 뿌리가 일부 잘려 있는 등 생육 상태가 나쁜 3그루는 파쇄하기로 하는데 이장과 주민들도 동의했다. 하지만 수령이 200~300년(추정) 된 2그루에 대해서는 주민들은 “보존 가치가 있다”며 한 그루는 그 자리에 그대로 두고, 다른 한 그루는 인근 공원(든솔공원)에 이식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주민들이 이식을 요구하는 곰솔은 높이가 18~20m에 이른다.
주민들은 “군에서 처음에는 2그루에 대해 보존 및 이식을 하는데 동의를 했었다”며 “하지만 담당자가 바뀌고 나서 갑자기 파쇄하는 것으로 방침을 변경했다. 충분히 보존 가치가 있는 곰솔인데 왜 파쇄를 하는지 납득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이어 “산림청에 국가산림문화자산으로 요청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군은 현실적으로 보존 또는 이식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군 관계자는 “우선 보존을 요구하는 곰솔의 경우는 차량 통행 시 안전문제로 불가하다”며 “다른 장소에 이식도 한전 선로와 통신선 등이 얽혀 있어 큰 나무를 이전하는게 쉽지 않다”고 밝혔다. 또한 “장소도 마땅한 곳이 없는데다 이식을 하더라도 제대로 뿌리를 내리고 생육이 될지도 알 수 없어서 파쇄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한전 선로의 경우 곰솔 이전 이식을 하게 될 시 한전 측에서 협조를 해주기로 했다며 반박하고 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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