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수도권에 데이터센터가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는 가운데 시는 부산·경남에 협조를 요청하며 유치를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섰다.
8일 시에 따르면, SK가스는 동북아 오일가스 허브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냉열을 활용해 울산에 데이터센터를 유치하는 방안을 시에 건의했다.
데이터센터는 컴퓨터 시스템과 통신 장비, 저장 장치 등이 설치된 시설이다. 인터넷 검색과 온라인 쇼핑 등의 작업을 처리하는 핵심 공간인데, 자료의 수집 및 저장은 물론 가공과 분석 역할까지 담당한다.
코로나 유행에 따른 언택트 문화의 확산 등으로 데이터 트래픽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데이터센터의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현재는 부지 면적 기준 60%, 전력 소모량 기준 70%가량의 데이터센터가 수도권에 위치하고 있다.
문제는 데이터센터가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기 때문에 수도권 집중 현상이 자칫 수도권의 전력난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데이터센터는 서버실과 운영센터, 전력 공급시설, 냉각시설 등으로 구성된다. 24시간 가동이 필수여서 전력 소모량이 막대하다. 특히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기를 관리하기 위한 냉방장치 가동이 필수여서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리기도 한다.
이에 정부는 9일 ‘데이터센터 수도권 집중 완화를 위한 대책’을 제18회 현안관계장관회의 안건으로 상정하기로 했다.
이런 점을 의식한 SK가스는 자사의 냉열을 활용하면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모량을 줄일 수 있다며 시에 유치를 건의했다.
SK가스는 동북아 오일가스 허브 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액화 LNG 저장 탱크를 설치한다. 영하 162℃의 LNG를 도시가스로 공급하기 위해 상온의 바닷물과 열교환하는 과정에서 냉열 에너지가 발생하는데 이 냉열을 데이터센터의 냉방용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냉열을 공급받을 경우 비용을 지불해야 하지만, 냉방용 전기요금보다 훨씬 저렴한 만큼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게 건의의 골자다.
시는 SK가스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데이터는 정보기술 서비스 산업 클러스터의 초석으로 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세종시가 유치한 네이버 데이터센터의 경우 총 사업비가 6500억원에 달한다. 대전세종연구원의 용역 결과 생산유발효과는 7076억원, 취업유발효과 3064명 등으로 유치가 지역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건은 데이터센터를 활용하는 산업 기반을 확보하는 것이다. 김두겸 시장은 이를 의식해 최근 부산·경남 단체장에 정보를 공동으로 구매하고 시장성을 확보해 주자고 제안했다. 김 시장은 시장성 확보를 위해 부울경은 물론 해오름동맹권까지 연계를 할 수 있다고도 밝혔다. 또 울산이 데이터센터 유치에 나서는 만큼 타 지자체는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시는 울산경제자구역청을 중심으로 유관 부서 협의를 통해 데이터센터 유치를 본격적으로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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