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울산이 맞이할 제3차 철도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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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울산이 맞이할 제3차 철도 혁명
  • 경상일보
  • 승인 2023.03.1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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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삼건 울산역사연구소 소장 공학박사

동해선 광역철도가 개통된 지도 1년이 훨씬 지났다. 개통 이전과 비교해서 태화강역 이용 승객이 크게 늘어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앞으로 광역철도가 태화강역을 넘어서 북울산역까지 연장되고, ‘이음’이라는 고속열차가 태화강역에 들어올 날도 머지않다. 청량리부터 순차적으로 개통되고 있는 이음 고속열차가 태화강역에 승객을 내리는 그날이 되면 울산은 제3차 철도 시대를 맞게 된다. 왜냐하면, 기존의 서울역과 수서역에 이어 청량리까지 고속철도가 연결되고, 또 울산에서 부산 사상을 거쳐 곧바로 창원으로 이어지는 철도도 개통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태화강역을 중심으로 하는 동해선의 위상이 더욱 높아질 것이므로 울산시는 이에 대한 대비를 해나가야 한다. 먼저, 현재 추진 중인 울산 트램 건설계획에는 이런 변화를 잘 녹여내기 바란다. 즉, 동해선은 울산시의 동쪽에서 산단과 시가지 경계를, 경부고속철도는 서쪽을 남북으로 각각 통과하고 있어서 도시 중심부를 동서로 관통하면서 태화강역과 울산역을 연결하는 철도가 반드시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트램 도입이 중요하고 개통이 시급한 이유가 하나 더 있다. 지난 2021년 7월5일에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때문이다. 2030년을 목표로 하는 이 계획에는 부산-울산-양산 광역철도와 동남권순환광역철도가 포함되어 있다. 전자는 노포동에서 국도 7호선을 따라 무거동으로 와서 고속철도 울산역으로 연결되고, 후자는 고속철도 울산역에서 양산을 거쳐 김해 진영까지 이어진다. 이 노선은 울산시가지 중심이 아닌 서남부 외곽을 스쳐 지나간다. 이 새로운 철도망을 활용하면서 동시에 한계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거동에서 울산 도심권을 경유해서 북울산역으로 이어지는 도시철도가 반드시 필요하다.

물론, 새로 발표된 광역철도가 울산 입장에서는 노선이 치우친 것이 맞지만 이는 동남권 전체 주민의 철도이용 편익 증진을 우선한 때문으로 본다. 울산으로서는 이 한계를 지역 내의 도시철도로 풀어 가는 수밖에 없고, 선택지는 트램뿐이다. 다행히 이 계획대로 노선이 갖춰지면 무거-울산역이 광역철도로 연결되는 만큼 트램 노선은 기존 도심 구간만 잘 커버하면 된다. 필자가 처음 트램에 관심을 가졌던 2000년대 초반부터 찾아본 외국의 자료는 트램을 중심시가지 활성화나 도시재생 수단으로 도입하고 있었다. 트램의 역할이 단순히 대체 교통수단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 부분도 잘 고려해서 트램이 활력을 잃은 기존 울산시가지를 경쟁력 있는 꿀잼 도시로 만드는 기폭제로 자리매김되면 좋겠다.

우리 울산은 이미 비수도권 최초로 광역철도의 수혜를 누리고 있는 만큼 그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 앞서 언급했지만 기존 동해선 철도가 시가지와 산단 경계를 남북으로 달리고 있어서 울산시민의 발 역할을 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새로 도입되는 트램으로 이를 극복하는 한편, 당장은 늘어난 관광객의 재방문을 유도하고, 신규 관광수요 창출에도 활용해 보자. 이를 위해서 광역철도를 이용하는 관광객의 눈높이에서 울산 시내 대중교통 수단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시티버스 등도 있지만, 태화강역과 국가정원을 연결하는 노선과 대왕암공원, 영남알프스를 연결하는 세 노선에는 재미난 이동 수단을 도입해 보면 어떨까.

즉, 태화강역에서 국가정원까지는 태화강변을 달리는 강남로를 따라 모노레일을 설치하고, 강바닥으로는 수상버스가 달리도록 하자. 모두 태화강역에서 환승하고 국가정원이나 십리대밭교 앞에서 하차하면 된다. 모노레일은 부산 해운대의 블루라인이 유명하지만, 장생포에도 이미 도입되어 있다. 수상버스도 국내 1호가 현재 부여 백마강을 운행하고 있다. 아예 태화강 둔치에 수원의 화성열차 같은 것이 달려도 좋다. 특히, 태화강변 구간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도시풍경과 체험을 제공할 수 있는 곳인 만큼 그 자체가 훌륭한 관광 자원이다. 새로운 운송 수단이 편리하고 요금마저 합리적일 경우 울산시민의 통근 수단도 될 수 있다.

지금부터 급변하는 울산의 철도환경을 십이분 활용하는 비전을 마련해 보자. 기존 도심 구간의 활성화와 트램 건설, 그리고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이 최대의 시너지를 얻을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한삼건 울산역사연구소 소장 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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