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마다 생기부 발급 요청 빗발…한 학교서 30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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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마다 생기부 발급 요청 빗발…한 학교서 300건
  • 강민형 기자
  • 승인 2023.03.1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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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산직’(생산직의 왕)이라 불리는 현대자동차 기술직 신입사원 공개 채용 서류 접수가 지난 12일 마감된 가운데 일각에서 서류 접수자만 18만명이 넘었다는 미확인 설까지 나돌고 있다. 10년 만의 기술직 채용에 서류 접수 첫날부터 채용 홈페이지가 마비되고 울산지역 고교에서는 서류접수를 위한 생활기록부 발급 신청이 쇄도해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진통을 겪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현대차는 지원자 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업계는 이번 공채에 10만명 이상이 지원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류 마감이 끝난 13일 오전에는 “400명 채용에 18만여명이 몰려 451: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는 설부터 40만명설까지 미확인 내용이 떠돌았다.

사무직과 기술직을 아우르는 현대차의 평균 연봉이 1억원(2021년 기준 9600만원)에 육박하고, 생산직은 만 60세 정년 보장과 현대차 최대 30% 할인 등의 복지혜택도 누린다는 점을 들어 역대급 경쟁률 전망과 함께 ‘킹산직’이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서점에는 현대차 기술직 수험서가 매대에 등장했고, 온라인 카페에서는 합격비결이 공유되기도 했다.

울산 남구의 한 남자 고등학교에서는 서류 접수기간인 지난 10일간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관련 서류 요청이 빗발쳤다.

행정실에는 2분에 1번 꼴로 문의 전화가 오거나 팩스 민원 업무 서버가 잘 작동되지 않았다.

행정실 관계자 A씨는 “일을 시작한 지 15년차가 됐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라며 “금요일에는 전국 학교가 쓰는 시스템이 과부하에 걸려 일일이 복사해서 팩스를 보냈다”고 말했다.

시스템 오류로 발급이 늦어지자 학교로 직접 찾아와 서류를 받아간 졸업생도 상당수다.

‘나이스’라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이 도입되기 전의 졸업생들은 학교에서 생활기록부를 발급받았다. 해당 학교는 서류 접수 기간에만 300건의 생활기록부를 발급했다.

나이스를 통한 발급이 가능한 2003년 이후 졸업생들까지 합치면 지원자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담당자는 업무를 거의 보지 못할 정도의 민원이 몰리자 지연된 신학기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토요일에 나와 특근을 하기도 했다.

인근 고교도 상황은 비슷했지만 특히 남자 고등학교에서 두드러진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 취업 준비생외에도 직장인들의 관심이 높았다. 20~30대 사이에서는 상황이 잘 풀리지 않으면 농담처럼 “현대차 지원하자”는 말을 주고받을 정도다.

학력이 고등학교 졸업 이상에 연령·성별에 제한이 없는 것도 한몫했다.

이같은 관심도를 반영해 지자체인 울산 남구는 이달 초 두차례에 걸쳐 ‘자동차 산업 생산직군 취업 준비 특강’을 진행하기도 했다.

한편 현대차는 이달 말 서류 합격자를 발표한 후 1차수 면접은 다음 달부터 6월 초까지, 2차수 면접은 5월부터 6월 말까지 진행한다. 현대차는 차수별 1차 면접, 인성·적성검사, 2차 면접, 신체검사를 거쳐 7월 중 최종합격자를 발표할 계획이다. 합격자는 입사 교육을 거쳐 9월에서 10월 중 현장에 배치될 예정이다.

강민형기자 min007@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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