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현 당대표는 2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제 개편 논의와 관련, “느닷없이 의원 수를 증원하겠다는 말이 나오는데 우리 당은 어떤 경우에도 의원 수가 늘어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면서 “의원 숫자가 늘어나는 안은 아예 전원위 안건으로 상정할 가치조차 없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편안 논의의 근본 취지는 민주당이 앞장서서 비틀어놓은 준연동형비례대표제라는 국적 불명, 정체불명 제도를 정상 제도로 바꿔놓자는 것에 있다. 4년 전 여야 합의 없이 민주당이 완력을 행사해 도입시켜놓은 현행 선거법은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고 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 역시 지난 17일 정개특위 소위에서 의결한 3개안에 대해 “전혀 우리 당 뜻과 다른 안건들이 통과됐다”면서 “의원정수를 늘려선 안 된다는 것을 분명히 했는데 그런 내용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채 의원정수 50석을 늘리는 안 2개를 넣어 통과시켰다”고 비판했다.
당내에서도 반대 의견이 잇따랐다.
5선 중진 조경태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회의원 50명을 더 늘리겠다는 국회 논의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이는 때만 되면 고질병처럼 도지는 국회 밥그릇 챙기기다. 오히려 비례대표 폐지와 선거구 개편을 통해 국회의원 수를 최소 100명 이상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등 현 21대 국회의원 299명이 모두 참여하는 국회 전원위원회에서 선거제 개편안을 논의하기로 의견을 모은 가운데 국회 정개특위 소위는 지난 17일 전원위에 올릴 3가지 선거제 개편안을 의결한 바 있다.
선거제도 개편안 3개안은 △소선거구제+권역별·병립형 비례대표제 △소선거구제+권역별·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중대선거구제(도농복합형 선거구제)+권역별·병립형 비례대표제다.
첫 번째 안은 현행 소선거구제를 유지하되, 비례대표제 선출 방식을 지역구 선거 결과와 상관 없이 정당 득표율에 따라 선출하는 병립형으로 하는 안이다. 대신 비례대표를 과거처럼 ‘전국구’로 선출하지 않고, 전국을 6개 권역으로 나눠 뽑는다.
지역구 의석수(253석)는 현재와 동일하게 하고, 비례대표 의석수를 현재 47석에서 97석으로 50석 늘린다.
두 번째 안 역시 지역구는 소선거구제를 유지하되, 비례대표에는 권역별·준연동형 배분 방식을 도입하는 안이다.
준연동형이란 비례대표 의석 중 일부를 정당 득표율에 연동해 배분하는 방식이다. 첫 번째 안과 마찬가지로 의원 정수는 350석(지역구 253석 +비례대표 97석)으로 증원한다.
세 번째 안의 경우 대도시는 지역구마다 3~10인을 뽑는 중대선거구제를, 농어촌 등 인구 희박지역은 1명을 선출하는 소선거구제를 각각 적용한다.의원 정수는 현행을 유지하지만, 지역구 의석을 줄이는 만큼 비례 의석을 늘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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