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항 정박지 부족, 여전히 과제]대기공간 없어 손실안고 표류하는 선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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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항 정박지 부족, 여전히 과제]대기공간 없어 손실안고 표류하는 선박들
  • 권지혜
  • 승인 2023.03.2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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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항만공사가 지난 2021년과 2022년에 각각 1곳씩 벙커링 전용 정박지를 추가 지정했으나 울산항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여전히 정박지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사진은 울산항 전경.
울산은 국내를 대표하는 산업지원항만이다. 세계 1위 조선소,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석유화학, 비철금속 등 수많은 기업체에서 만들어진 ‘메이드 인 울산’ 제품을 실은 선박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울산항을 드나든다. 하지만 울산항은 오래 전부터 정박지 부족 문제에 시달려 왔다. 정박지가 없을 경우 선박은 바깥에 나가 표류하게 되는데 그럴 경우 발생하는 손해가 상당하다. 30년 전과 비교해 항세가 2배 이상 확장된 울산항의 정박지 부족 현상을 살펴보고 해결방안을 모색해 본다.



◇비좁은 정박지, 선박 ‘대기’ 지속

정박지는 입항하려는 부두가 차 있을 경우 선박을 대기하도록 정해놓은 해역을 뜻한다. 선박이 머무를 수 있는 수역으로, 항만운영상 접안 대기 및 항만서비스 이용 장소로 활용된다.

전체 물동량의 약 80% 이상이 액체화물인 울산항은 정박지에 들어오는 선박 대다수도 액체화물선이다. 액체화물선의 경우 부두 내 하역과 급유의 동시작업이 불가해 정박지에서만 급유가 가능한데, 울산항을 이용하는 선박이 늘어나면서 외항 선박이 대기하는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선박이 바깥에 나가 표류할 경우 용선료, 연료 소모 등의 이유로 선박 1척당 발생하는 1일 손실 비용은 약 1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울산항만공사는 지난 2021년(B1-2)과 2022년(B2-2)에 각각 1곳씩 벙커링 전용 정박지를 추가 지정했다. 벙커링 전용 정박지 추가 지정으로 동시 정박가능 척수는 기존 32척에서 41척으로 9척이 늘었으며, 정박지 면적도 2.3㎢(9.4㎢→11.7㎢) 확대됐다.

하지만 울산항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여전히 정박지 부족을 겪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선사 대표 A씨는 “울산항에 정박할 경우 10번 중 3번은 대기해야 한다. 기상 악화 시에는 정박지를 이용하기 더 어렵다”고 토로했다.

울산항을 이용하는 B씨도 “정박지가 비어있는 경우보다 꽉 차 있어 대기해야 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며 “정박지 부족과 관련한 불만은 오래 전부터 제기돼 왔었다”고 지적했다.

액체화물 중심인 울산항 특성상 액체화물 이외의 일반화물일 경우 정박지가 적어 들어오기 힘들다는 불만도 나온다.

물류회사를 운영하는 C씨는 “액체화물이 아닌 일반화물일 경우 정박지가 부족해 울산항이 아닌 부산항, 여수·광양항을 통해 들어오곤 한다”고 말했다.



◇인근 부산항보다 높은 체선율

항만효율의 바로미터로 인식되는 체선율이란 선박이 항만에 입항한 후 항만시설 부족으로 정박지에 12시간 이상 대기하는 선박의 비율을 말한다. 다시말해 체선율이 높으면 그만큼 항만을 제때 이용하지 못한 결과로, 이 수치는 해당 항만의 효율성과 경쟁력을 결정 짓는 중요한 잣대가 된다.

최근 5년간(2017~2021년) 울산항의 평균 체선율은 2.21%로 인근 부산항(0.74%)보다 2배 이상 높다. 지난 2020년 울산항 체선율은 1.96%로 최저치를 찍었으나 1년 만에 0.36% 증가, 다시 2% 대로 돌아왔다. 특히 일부 특정화물 취급부두의 체선율은 10%대에서 많게는 60%대까지 나타나고 있다.

항만 종사자들은 “항만 체선은 항만을 이용하는 선박에 불편을 끼치는 것으로 해운 경쟁력을 하락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항만 경쟁력 확보와 불필요한 손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통항 여건 개선과 인프라 확충을 위한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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