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울산석유화학단지 통합 파이프랙 서둘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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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울산석유화학단지 통합 파이프랙 서둘러라
  • 경상일보
  • 승인 2023.03.2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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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울산석유화학단지 통합 파이프랙(Pipe Rack) 사업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22일 열린 제17회 울산화학의날 기념식에서 울산시와 한국산업단지공단, 울산도시공사, 27개 석유화학업체 등 총 30개 공공기관·기업체가 참여한 가운데 ‘울산석유화학단지 통합 파이프랙 구축 업무협약식’을 가졌다. 분담금 납부 문제를 두고 이견을 보였던 기업들이 참여에 합의함에 따라 지난 1년여동안 답보상태에 있던 통합 파이프랙 사업을 재개하게 됐다.

울산석유화학단지 통합 파이프랙은 석유화학단지 입주공장들이 다함께 사용할 수 있는 배관선반을 지상에 새롭게 만드는 사업이다. 1968년 국가산단으로 지정된 울산석유화학단지에는 화학관·가스관·송유관·상하수관·전기통신관·스팀관 등 1774㎞에 달하는 배관이 입주업체에 의해 제각각 지하에 매설돼 있다. 관로가 노후해진데다 포화상태일 뿐 아니라 지도도 없이 얽혀 있어 증설도 어렵고 누출사고 등의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석유화학단지에서는 수시로 화학물질 누출사고가 발생하고 있지만 누출지점을 찾지 못해 사고가 확대되기도 한다.

울산시는 2010년 석유화학산업발전로드맵을 수립하면서 처음으로 통합 파이프랙 설치 사업을 제시했다. 산업부도 2016년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에 통합 파이프랙 설치를 포함했고, 2019년 관련기관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국가산단지하배관선진화 사업단도 구성했다. 하지만 비용 문제로 계속 미뤄지다가 2021년에야 정부와 기업이 25% 대 75%의 분담률에 합의했다. 본격 사업에 돌입하는가 했더니 일부 기업이 발뺌을 하면서 지난 1년여동안 다시 제자리걸음을 했다.

다행스럽게도 지난해 SK지오센트릭이 분담금 110억원을 투자하기로 하고 참여기업도 27곳으로 늘면서 사업비 문제가 해결됐다. 울산시에 따르면 국비 168억원, 민자 541억원 등 총 709억원을 투입해 석유화학단지 지상에 파이프랙 구조물 3.55㎞를 구축한다. 올 하반기에 착공, 2026년 준공할 예정이다.

통합 파이프랙은 ‘화약고’를 안고 있는 울산시민들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기업들의 입장에서도 안전사고예방의 기초작업이다. 정부는 울산석유화학단지를 조성하면서 지상 파이프랙을 구축하지 못한데 따른 책임감을 갖고 사업추진을 서둘러야 한다. 울산시도 파이프랙 구축 뿐 아니라 석유화학단지의 체계적 안전 확보를 위해 조례 제정과 훈련시스템 구축 등에도 관심을 쏟아야 한다. 석유화학단지의 안전은 울산시민의 생존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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