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북구 화봉동 675-1 일원에 위치한 옛 울산지방법원 중부등기소가 폐소된 지 9년 흘렀지만 뚜렷한 활용·매각 계획을 세우지 못한 채 도심 속 흉물로 방치되고 있다.
27일 북구 화봉동 옛 울산지법 중부등기소. 문이 굳게 잠긴 채 건물 곳곳은 오랜 기간 사람의 흔적 없이 을씨년스럽다. 건물 주위는 주차차량에 둘러싸여 있고 담벼락을 따라 쓰레기가 방치돼 있다. 강제로 시간이 멈춘 곳 같은 모습이다.
중부등기소는 울산지법과 거리가 먼 중·동·북구 주민들의 접근성을 높인다는 명분으로 지난 1995년 북구 화봉동에 설립돼, 19년 동안 중·동·북구 지역의 등기사건을 관할했다. 그러다 지난 2014년 울산지법이 신청사로 입주하며 울산지법 등기국으로 통폐합되고 중부등기소는 문을 닫았다.
중부등기소는 대단지 아파트와 초·중·고등학교가 밀집한 곳이라 폐쇄 당시부터 활용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수다.
게다가 인근에 동울산세무서가 위치해 중부등기소를 리모델링·재건축 등 활용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하지만 폐쇄 이후 중부등기소는 별다른 활용방안을 못 찾은 채 도심 속 흉물로 전락한 상태다.
김모(북구)씨는 “중부등기소가 덩그러니 방치돼 주변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울산지방법원은 지난해 10월 북구청에 구매의사를 타진했지만, 북구청은 폐쇄당시와 달리 마땅한 활용방안 및 수요를 찾지 못해 매입의사가 없다고 답변했다.
이후 울산지법은 매각을 결정했지만 올해 초 대법원에서 매각을 보류하고 재검토를 지시했다.
울산지방법원 관계자는 “중부등기소가 부지 포함 30여억원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올해 안에 매각 또는 활용방안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