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만물이 소생하는 봄…당신이 마시는 공기는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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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만물이 소생하는 봄…당신이 마시는 공기는 어떤가요
  • 경상일보
  • 승인 2023.03.2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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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황 울산대학교 명예교수

만물이 소생한다는 봄철이지만 하늘을 보면 눈살이 찌푸려질 때가 많다. 미세먼지 때문이다. 때로는 외출조차 자제하라고들 하니 이제는 코로나보다 미세먼지를 막기 위해 마스크를 써야 할 정도다. 최근에는 이러한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보건의학적 조사연구 뿐만 아니라 실내공기질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면서 관련 조사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물론 미세먼지와 같은 실외오염물질은 실내 환경에서도 그대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지만 대기 오염물질의 반응성 및 실내오염원 존재 여부에 따라 실외와 실내의 농도는 서로 다르다. 실내에서 어떤 물질의 농도가 실외보다 높게 나타나는 경우에는 해당 오염원이 실내에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실내공기 중에는 의외로 많은 종류의 환경오염 독성 물질이 존재한다.

실내공기질이라 하면 크게 두 가지 분야에 관심을 둔다. 작업장 내의 공기질과 사무실·가정에서의 공기질이다. 한 세기 전만 해도 작업장 환경이 미치는 해로운 영향에 대한 생각은 별로 없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작업장 내의 공기질은 작업자들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엄격하게 규제되고 있다.

사무실, 학교, 가정의 공기질에 대한 많은 연구결과에 의하면 실내 공기는 급만성적 질환을 초래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가스 또는 입자상 물질로 인해 오염될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실내 공기와 관련된 공중보건의 중요성은 일반적인 실외에서의 대기환경 보다 더 중요한 것이다. 실외보다 몇 배 이상 높은 농도를 보이는 대표적인 실내오염원으로 휘발성유기화합물(VOC), 농약, 건축자재, 가구, 라돈, 석면, 미생물 오염 등이 있다.

휘발성유기화합물은 새집증후군으로 잘 알려진 바와 같이 페인트, 왁스, 탈지 그리고 청소나 살균작업을 할 때 사용되는 약품 속에 포함되어 있다. 이들 중 어떤 성분들은 독성이 강하거나 실내 공기 중에 오랜 시간 동안 머물기도 한다. 화장품이나 공기청량제 혹은 드라이클리닝을 한 옷처럼 생각하지도 않은 것에서 유해화합물을 발산시키는 경우도 있다고 알려져 있다. 건축자재와 가구 등에 사용되는 접착제나 충전재는 유해화합물을 서서히 방출한다. 포름알데하이드는 잘 알려진 발암물질로 대표적인 유해 휘발성유기화합물이다. 건축물에 많이 사용되어 왔던 석면은 급발암물질에 해당한다. 라돈은 방사성 기체로 건물의 균열이나 벽으로부터 스며나올 수 있으며 다른 입자와 잘 결합되어 방사성 에어로졸을 만들어 호흡

기관에 축척되어 폐암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미국의 경우 라돈은 두 번째로 많은 폐암 원인 물질로 알려져 있다.

농약이란 살충제, 제초제, 항균제, 살균제, 소독약 등을 말하며 스프레이나 연무기, 액체, 고체 등의 형태로 사용된다. 이들 물질은 특정 생물을 죽이거나 번식을 억제하기 위해 사용되는 것이므로 독성이 매우 높은 화학물질이 포함되어 있다.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어린이가 이들 농약에 노출되어 있다고 한다. 연소기구 사용 시 환기를 적절히 하지 않으면 일산화탄소나 이산화질소 그리고 많은 화학물질을 포함하는 그을음 혹은 최루성 기체 등이 실내 공기 중에 방출된다.

바이오에어로졸은 공기를 매체로 이동하는 미생물을 의미하며 박테리아, 바이러스, 곰팡이, 진드기, 이, 벼룩, 바퀴벌레, 꽃가루, 동물의 털 등이 있다. 이들은 모두 알레르기와 관련이 있으며 천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동물의 타액이나 소변 속에 포함된 단백질이 실내 공기 중에 확산되어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다. 여러 미세 부유물질은 중요한 미생물 서식 오염원이 돼 세균성 독소 물질을 제공, 질병을 유발하기도 한다. 질병을 유발하는 박테리아나 바이러스는 코를 풀거나 기침을 하는 것만으로도 공기 중으로 에어로졸화해 확산될 뿐 아니라 화장실 변기 물을 내리는 것으로도 공기 중에 확산될 수 있다.

이 모든 실내공기질 문제를 해결하는데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따라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에 최우선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또 개인으로 하여금 본인이 숨쉬는 실내공기질에 관한 정보를 알도록 해 ‘병후약방문’의 어리석음을 되풀이 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허황 울산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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