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소영의 날씨이야기]지구 운명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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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소영의 날씨이야기]지구 운명의 시간
  • 경상일보
  • 승인 2023.03.3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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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맹소영 기상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의 협의체인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는 1988년 11월 기후변화와 관련된 전 지구적인 환경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각국의 기상학자, 해양학자, 빙하 전문가, 경제학자 등 3000여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세계기상기구(WMO)와 유엔환경계획(UNEP)이 공동으로 설립한 정부간 기후변화협의체이다. 기후변화의 과학적 규명을 위해 만들어진 국제조직인 만큼 IPCC에서는 1990년 이래 5년에서 7년 간격으로 기후변화 평가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IPCC는 3개 실무그룹이 있는데, 기후변화 과학 분야를 다루는 워킹 1그룹, 기후변화의 영향·적응·취약성을 연구하는 워킹 2그룹, 마지막으로 기후변화 완화에 대해 연구하는 워킹 3그룹이 그렇다.

지난 20일에는 IPCC 제6차 종합보고서가 발표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1~2020년 지구 표면온도가 산업화 이전인 1850~1900년보다 1.1℃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지구 표면온도 상승 폭이 20년 안에 1.5℃를 넘길 것이라는 예측도 담겨 있다. 과거 지구 표면온도가 1.1℃ 오르는 데 걸린 시간이 2만년에서 3만년인 것에 비한다면 온도가 올라가는 속도는 심각한 문제이다.

국제사회는 기후변화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선진국에 의무를 부여하는 ‘교토의정서’ 채택(1997년)에 이어, 선진국과 개도국이 모두 참여하는 ‘파리협정’을 2015년에 채택했다. 우리나라 역시 2016년 11월3일 파리협정을 비준했다. 파리협정 목표는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1.5℃로 억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구온도 상승을 1.5℃ 이내로 억제하기 위해서는 2050년까지 탄소 순배출량이 0이 되는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탄소 감축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산업혁명 이전 기후를 회복할 수 없다는 것이 기후전문가들의 경고이다. 사계절 기온이 높아지면서 여름이 1년의 절반 가까이 길어지고, 봄철 극한 가뭄과 여름철 집중 호우 증가로 사실상 1년이 건기와 우기로 나뉠 수 있다는 예측이다. 지구온도상승의 주범인 탄소 감축 시기가 늦어질수록 기후가 영구적으로 손상돼 사실상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된다는 말인데, 그 한계선이 산업화 이전 대비 1.5℃ 상승 제한인 것이다.

전세계가 탄소중립의 중요성을 외치고 있지만, 현재의 동참과 참여만을 호소하는 수준에 그쳐서는 안된다. 가까운 미래인 2021~2040년 안에 지구 온도가 1.5℃ 상승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10년 안에 빠른 행동만이 ‘기후 회복’을 가능할 것이다. 탄소중립이 시급한 이유이다.

맹소영 기상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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