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 시각]불법노점상 퇴출 행정에 박수를 보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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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시각]불법노점상 퇴출 행정에 박수를 보내는 이유
  • 차형석 기자
  • 승인 2023.04.0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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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형석 사회부 차장

“울주군의 올바른 행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다른 지자체들도 본받아 전국적으로 확산되었으면 합니다.” 지난달 22일 울산 울주군청이 ‘작천정 벚꽃축제’를 이틀 앞두고 행정대집행을 통해 작천정 일대에 불법으로 설치된 몽골텐트 150여동을 전격 철거한 것을 두고 관련 기사 댓글창과 군청 홈페이지, 각종 커뮤니티에는 군의 행정을 지지하며 칭찬하는 글들이 쏟아졌다. 불법 노점상들을 동정하거나 군의 행정을 비판하는 글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군의 행정대집행을 보도한 지역 모 방송사의 해당 뉴스 유튜브 영상은 지역 방송뉴스로는 이례적으로 조회수가 115만회에 댓글만 7300여개가 달려 이번 불법 노점상 퇴출에 대한 시민들과 네티즌들의 큰 관심과 호응을 방증하기도 했다.

불법 노점상이 사라진 뒤 열린 올해 ‘작천정 벚꽃축제’에는 울산은 물론 전국에서 많은 나들이객들이 찾아 쾌적한 분위기 속에서 4년만에 정상 개최된 벚꽃축제를 즐겼다. SNS에는 작천정이 벚꽃 배경 인생 사진 명소로 떠올라 10대, 20대 젊은층들이 인증사진을 찍는게 대세가 되는 등 올해 ‘작천정 벚꽃축제’에는 4월1일 기준 8일간 약 38만명이 찾아 방문객수 역대 최다였던 1회때 28만명을 이미 훌쩍 넘었다.

울주군이 이번에 노점상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됨에도 불법 노점상 퇴출에 나선 것은 지금 아니면 앞으로 영영 노점상 근절이 힘들 것이라는 절박함에서 비롯됐다.

‘작천정 벚꽃축제’는 2017년 군이 축제추진위를 구성해 직접 행사를 주관하기 전까지 1990년대부터 약 27년간 민간에서 비공식적으로 축제를 주관해왔다. 이 때문에 작천정 벚꽃축제는 아름다운 벚꽃길과는 대조적으로 노점상들의 무질서한 영업과 소음과 악취, 바가지 상혼 등 민원의 온상이 돼왔다. 특히 수령 100년이 넘는 왕벚나무 220여그루의 아름다운 벚꽃길은 불법 노점상들 때문에 시름을 앓았다.

무엇보다 이들 노점상들은 지역민이 아닌 전국을 돌면서 축제기간 ‘한탕 장사’를 한 뒤 떠나는 외지인들이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도 큰 이유로 작용했다. 불법 노점상 영업은 작천정 수남집단시설지구 내 사유지를 한 명이 축제기간 돈을 주고 임차를 한 뒤 몽골텐트를 설치해 텐트 한 개당 150만~300만원 가량 받고 다시 노점상들에 재임대하는 방식으로 이뤄져 왔다. 임차료가 적지 않음에도 노점상들은 축제기간 비싸게 음식을 팔면서 임차료 보다 훨씬 많은 이익을 거둬들였다. ‘기업형 불법 노점상’인 셈이다.

군은 2019년에도 축제를 앞두고 계고 등을 통해 일부 철거를 했으나 지금과 같이 대대적인 행정대집행은 실시하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는 불법 몽골텐트 규모가 4~5배 가량 커진데다 두 차례나 계고를 했음에도 무시하고 설치를 강행하면서 군이 결국 칼을 빼든 것이다.

울주군의 이번 행정대집행에 시민들이 지지를 하고 박수를 보내는 이유를 지자체장들은 곱씹어 봐야 한다. ‘작천정 벚꽃축제’ 노점상 퇴출이 시발점이 되어 불법 행위가 뿌리내릴 수 없도록 지자체 등 지역사회의 인식 개선과 노력이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차형석 사회부 차장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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