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울산의 미래 일자리, 해상풍력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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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울산의 미래 일자리, 해상풍력이 답이다
  • 경상일보
  • 승인 2023.04.0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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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문 한국동서발전 사장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울산은 2021년 1인당 평균 개인소득에서 2517만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서울에 1위를 내준 게 5년 전인 2017년인데, 이후 한 번도 울산은 1위를 탈환하지 못했다. 타 시도에서 보기에 17개 시도 중 2위면 괜찮은 것 아니냐고 할지 모르지만, 산업수도이면서 부자도시로 명성을 누렸던 울산의 오늘은 다소 초라하다.

울산에는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첨단소재를 중심으로 굴지의 기업들이 모여 있다. 이들 4대산업 제조업 종사자 수가 울산 전체 제조업 종사자의 70%에 이른다고 하니, 산업수도 울산을 만든 일등공신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현재 울산의 주력산업 성장률은 둔화를 넘어 위기상황에 놓여 있다. 일자리가 줄면서 인구 유출도 계속되고 있다. 울산 인구는 2015년 117만명을 정점으로 올해 2월 기준 110만8665명까지 줄어들었다.

산업계의 판도 또한 급속히 변화하고 있고, 어떤 산업이 미래 주력산업이 될지 예측은 다르지만 필자는 ‘AI를 필두로 하는 IT 관련 산업’ ‘바이오산업’ ‘친환경 에너지산업’의 세 분야가 유력하다고 본다. 울산은 이중 어떤 산업을 선택해야 할까? 울산의 기존 산업과 연계될 수 있으면서 미래에 유망한 사업이라야 할 것이다. 필자는 해상풍력산업이 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해상풍력은 알다시피 해상에 풍력발전기를 설치해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다. 이미 울산 앞바다에 6기가와트(GW) 규모의 부유식 해상풍력을 설치하는 사업이 추진중이다. 필자가 생각하는 것은 단순히 전기를 생산하는 해상풍력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해상풍력에 더해 해상풍력 관련 기기를 생산하고, 설치를 위한 공간을 제공하며 이후 운영을 담당하는 해상풍력 배후단지를 건설하자는 것이다.

해상풍력에는 풍력기를 구성하는 타워, 블레이드 뿐만이 아니라 부유체 및 고정체, 해저전선, 조립을 위한 기중기, 조립공간, 조립된 풍력기를 인양하거나 부품을 해상으로 이전하기 위한 선박 등 여러 기술과 소재, 공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운영과 유지, 보수(O&M)를 위한 공간과 장비도 필요하다. 즉 해상풍력 산업은 상당한 기존 산업이 필요하고 인력도 필요로 하는 것이다.

한국에너지공단의 ‘발전원별 경제 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풍력은 태양광·가스·석탄화력보다 높은 ‘생산유발계수’와 ‘고용유발계수’를 갖고 있어 10억원당 약 6.4명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한다. 현재 울산에서 추진 중인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의 예상 사업비가 약 37조원이니 에너지공단의 고용유발계수로 단순계산하면 약 24만명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긴다고 볼 수 있다. 이는 현재 울산시 인구의 20%가 넘는 숫자이다. 그런데 육상 풍력이 아니라 부유식 해상풍력은 그보다 더 많을 것이다.

하지만 부유식 해상풍력 개발을 지역경제의 새로운 기회로 활용하려는 지역은 울산뿐만이 아니다. 전남 신안군은 광역·기초 지자체뿐 아니라 경제계, 지역주민까지 힘을 합쳐 목포신항을 배후항만으로 해상풍력 메카를 만들겠다고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3월27일 신안군은 ‘부유식풍력산업협회 발대식’을 갖고 고정식 해상풍력 8.2GW와 부유식 해상풍력 10GW로 세계 최대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개발하는 목표를 제시했다. 해상풍력 도시 선점에서 어쩔 수 없이 울산과 신안의 경쟁구도가 만들어지고 있다.

울산은 조선기술을 비롯한 여러 산업이 이미 발전해 있고, 울산 인근인 포항에는 제철, 김해 창원에는 기계산업 등이 발전해 산업조건은 울산이 단연 유리하다. 그래서 에퀴노르를 비롯한 부유식 해상풍력 개발사들은 울산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주민과 지자체의 의지는 신안이 더 적극적으로 보인다. 아직 기회가 있을 때 지자체를 중심으로 전 시민이 단결해 울산의 미래 먹거리가 될 산업을 확보했으면 한다. 천혜의 입지조건을 살려 위축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청년들이 지역사회로 모여들게 해야 한다. 울산이 해상풍력 분야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된다면 재도약의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을 것이다.

김영문 한국동서발전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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