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울산약속 3년째…이행은 감감무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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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울산약속 3년째…이행은 감감무소식
  • 이춘봉
  • 승인 2023.04.1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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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그룹이 故신격호 명예회장 별세 직후 약속했던 삼동면 롯데별장 친수공간화 사업이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는 가운데 한국수자원공사는 롯데측이 무단 점유했던 국유지를 원상 복구하고 사유지 사이에 펜스를 설치했다.
롯데그룹이 고 신격호 전 명예회장 별세 당시 울산 시민과 약속했던 사업 이행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아트센터 건립을 검토하겠다던 제안은 말 그대로 제안에 그치고 있고, 국유지 무단 점유로 논란을 빚었던 별장 부지의 친수공간화는 감감무소식이다.

12일 울주군 등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고 신 회장 별세 직후인 지난 2020년 1월22일 유지를 받들어 선대 고향인 울산과의 인연을 지속하겠다며 지역에 다양한 공간을 조성해 시민들의 편의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시 롯데는 ‘신격호 재단’을 설립한 뒤 300억원을 투입해 남구 삼산매립장 일원 롯데정밀화학 부지 일부를 매입한 뒤 울산의 명소가 될 수 있는 아트센터 건립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 고 신 회장이 즐겨 찾던 울주군 삼동면 둔기리 롯데별장의 친수공간화에도 적극 협조키로 했다. 별장 부지를 휴식·관광·여가를 즐기는 친수공간으로 조성해 일반에 공개하는 방안이었다.

그러나 고 신 회장이 별세한 지 3년여가 지난 가운데 두 약속 모두 공수표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0일 시는 롯데정밀화학이 소유한 삼산·여천매립장 부지를 매입해 파크골프장을 조성하기로 하고 2023년 제1회 추경예산안에 사업비 398억원을 편성했다. 예산이 의회를 통과하면 협의 매수 절차에 들어가고, 조율이 어려울 경우 수용도 가능하다.

부지 소유권이 시로 넘어가는 게 확정적인 만큼 삼산매립장 위 아트센터 건립은 물 건너가게 됐다. 추후 시로부터 부지를 재매입할 수도 있지만, 아직까지 시에 어떤 의사 타진도 하지 않은 롯데가 어려운 길을 둘러 갈 가능성은 낮다.

롯데별장 친수공간화 역시 기대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앞서 고 신 회장이 생존 당시 울주군과 한국수자원공사는 롯데측의 협조 의사에 따라 친수공간화 협의를 진행했고, 고 신 회장 사후에도 약속을 믿고 협의를 추진했다. 그러나 롯데측의 비협조로 협의는 장기간 중단된 상태다.

결국 한국수자원공사는 롯데가 무단 점유했던 국유지는 화장실과 벤치 등 시설물을 모두 철거하고 조경석 등도 제거하면서 원상복구했다. 롯데 사유지 경계에는 펜스를 설치했다. 이후 관리가 되지 않아 한때 잔디밭이었던 국유지는 보행조차 어려운 풀밭으로 변해버렸다.

이에 롯데측은 약속 이행의 전제조건인 신격호 재단 설립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룹의 재원을 투입해 사업을 추진할 경우 배임 등의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고 신 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광윤사 대표이사와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형제의 불화가 지속되는 만큼 현 상태에서는 약속 이행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춘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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