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4·19혁명 63주년을 맞아 정임석 열사를 기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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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4·19혁명 63주년을 맞아 정임석 열사를 기억하며
  • 경상일보
  • 승인 2023.04.1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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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락 울산시의회 운영위원장

서울 북한산 자락 수유리에는 일제 식민지 시기 독립운동을 이끌었던 분들의 묘소가 모여 있다. 손병희 선생부터 이시영, 신익희, 김창숙, 여운형 선생과 김병로 선생까지 독립운동가 총 16분의 묘소가 이곳에 있다. 이곳에는 또 1960년 3·15 부정선거를 자행한 권력에 맞선 민주 영웅들을 모신 국립 4·19 민주묘지도 위치한다. 항일운동과 4·19혁명을 빼놓고는 말할 수 없는 근현대사기념관이 이곳에 지어진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서울 강북구청은 올해에도 11월까지 수유리 부근에 위치한 4·19전망대, 이준 열사 묘역, 손병희 선생묘역, 근현대사기념관 등 역사유적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 ‘근현대사 추리여행, 사라진 열쇠를 찾아라’도 운영한다. 요즘 아이들에게 살아있는 체험을 통해 독립운동가들이 소원하고 4·19 혁명의 투사들이 가꾸고자 했던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모습을 생생하게 교육하는 효과가 있을 것임은 분명하다. 울산에는 위와 같은 자주, 독립, 민주, 평등을 염원하던 선구적 인물들이 없었는가. 그렇지 않다.

우선, 우리 울산 유일의 4·19 순국열사이자 울산 최초의 민주열사로 유족의 뜻에 따라 4·19혁명 희생자 중 유일하게 서울 수유리 4·19 국립묘역에 안치되지 않고 울산 북구 천곡동에 안치된 고 정임석 열사가 있다. 정임석 열사는 1938년 울산 북구에서 태어나 농소초, 농소중, 울산농고(현 울산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양대 공대로 진학해 재학 중, 1960년 4월19일 3·15부정 선거에 항의하는 경무대 앞 시위에서 경찰의 총탄에 순국했다.

그의 죽음을 계기로 울산에서는 울산농고 학생들이 3·15부정선거에 가담한 교사의 사퇴를 요구하며 동맹휴학을 하기도 했다. 또 그는 울산농고를 비롯해 울산고, 울산여고, 울산중, 제일중 학생 2500여명이 국회해산 등을 요구하는 등 그해 7월 말까지 4·19혁명 정신을 지키기 위한 민주주의 행동이 들불처럼 번지게 했던 우리 울산의 민주주의 운동의 선구자였다.

그러나 정임석 열사의 묘는 별다른 기념공원 조성이나 교육자원으로 개발되지 못하고 시·구 보조금을 받아 매년 유족 추모사업회의 추모행사만 이루어지고 있을 뿐이어서 더욱 아쉽다. 울산 최초의 민주열사와 울산 유일의 4·19 순국열사를 기리는 후손들의 정성은 부족하기 이를 데 없다. 정임석 열사 묘소를 확장하고 정비하여 우리 울산의 역사문화유산을 활용한 살아있는 현장교육을 위한 역사문화지구로 만들어야 한다. 울산시 북구에는 기박산성, 박상진 의사 생가, 호봉사 전몰군경위령지를 비롯해 효심의 근원 효자 송도 선생이 살았던 효심의 고향 효문동도 있다.

이를 위해 구체적으로, 정임석 열사의 묘소를 현재 천곡동에서 매곡동에 위치한 기박산성 의병역사공원 부지 내로 이장하고, 경주에 위치한 박상진 의사의 묘 역시 고향인 송정동으로 이장하여 박상진 의사 생가, 송정박상진호수공원과 함께 고헌을 추모하고 현양하는 공간으로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북구에 위치한 위와 같은 역사문화유산들을 연결하는 역사문화벨트를 조성한다면, 이는‘호국-독립-국방-민주주의-충과효’에 이르는 역사문화 종합교육지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정임석 열사 묘, 박상진 의사 생가 등 울산의 역사적 유적지를 방문한 참배객들이 민주 영령들과 민주혁명의 의의, 나라사랑, 보훈정신을 뜨겁게 교감할 수 있도록 시 차원의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 특히 이러한 유적들을 민주주의와 선진 정치에 대한 지식과 의지를 심어주는 산 교육장으로 승화시키는 것은 울산의 미래와 같은 청소년 교육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하다.

올해로 4·19혁명이 벌써 63주년을 맞이한다. 민주주의의 불꽃으로 산화한 정임석 열사의 정신을 기리고 그의 민주정신을 울산시의 자라나는 후대들에게 계승하는 63주년이 되기를 바라본다. 울산을 민주 성지로 가꾸기 위해 후손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해내는 63주년이 되기를 염원한다.

정치락 울산시의회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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