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장애인 고용의 봄날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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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장애인 고용의 봄날을 기다리며
  • 경상일보
  • 승인 2023.04.2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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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동필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울산지사장

4월, 지자체들의 봄꽃축제로 온동네가 북적인다. 아이들을 태운 유모차와 대형 관광버스, 사진 찍느라 여념이 없는 젊은 커플들, 북적이는 길거리 좌판대 등으로 축제장은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3년 만에 만나는 축제이니 반가운 마음 그지없다.

모든 것이 차츰 제자리로 돌아오고 있는 반면 예상치 못했던 우크라이나 전쟁, 계속되는 금리 인상은 ‘고물가 시대’라는 새로운 변화를 몰고 왔다. 코로나 시대가 막을 내리면 모든 것이 평온해질 줄 알았던 우리의 예상은 빗나갔다. 국민들은 막막함에 불안해하고 있으며 직장인은 직장인대로, 학생들은 학생대로 힘겨운 상황을 극복하느라 여념이 없다.

한편 이렇게 어려운 상황은 청년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작년 말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분석 결과, 청년층(15∼29살)의 경제고통지수는 25.1로 연령대 중 가장 높다. 물가상승과 실업률로 인한 청년들의 경제적 고통은 더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청년 얘기가 나오면 또 한 가지 걱정거리가 있다. 바로 청년 장애인의 가장 많은 부분(66%)을 차지하고 있는 발달 장애인이다. 과거에 비해 장애인 이동권 확대 등으로 사회 활동이 많아져 청년 발달장애인을 주변에서 꽤 만날 수 있기도 하다.

하지만 여전히 발달장애인은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을 고용해야 하는 기업은 적합 직무 부족 및 노동조합의 반대 등을 이유로 장애인 고용에 여전히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업의 고유직무를 직접 수행하기 어려운 경우라도 방법은 있다. 별도의 직무를 설계하거나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이하 자회사) 설립을 통해 모회사 지원업무를 수행하는 장애인 직무를 발굴하는 것이다.

최근 들어 중증장애인에게 문화예술과 체육분야의 별도 직무를 부여하여 고용한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울산에 있는 한 기업은 그림, 전통공연, 축구선수 직무로 장애인을 채용하여 기업 내부가 아닌 별도의 연습 및 활동 공간에서 직무를 수행하게 하고 있으며, 그 분야는 점차 확대되고 있다.

또한 자회사 설립을 통해 모회사의 업무 일부를 지원하는 직무를 만들어 모회사 현장의 세탁물 세탁 및 배달, 모회사 직원 간식 제조·공급, 모회사 공간의 사내 카페테리아 운영한 사례들이 있으며 이 역시 점차 다양해지고 분화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굴지의 기업인 삼성전자가 자회사(희망별숲)를 설립, 지난달 말 개소하였다. 자회사의 장애인근로자가 제과·제빵을 생산하여, 모회사인 삼성전자 임직원 간편식으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자회사 설립을 통해 장애인 고용을 실천할 수 있으니 대기업도 장애인 고용이 어렵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울산에도 중공업 등 대기업 계열사가 많이 있다. 이들도 산업현장 중심의 고유직무 외에도 상기와 같이 별도 직무 부여 또는 모회사를 지원하는 자회사를 설립해 볼 수도 있으니, 이제는 닫힌 문을 열고 함께 고민해 주었으면 한다.

4월 ‘장애인고용촉진 강조 기간’을 맞아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은 홍보, 캠페인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달 만큼은 사회와 기업이 장애인에게 한발 더 다가가 손을 잡아 주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한다. 장애인에게 최고의 복지는 고용이기에 우리의 관심이 이 화사한 봄날, ‘장애인 고용’으로 영글어지길 바라본다.

고동필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울산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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